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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웃과 긴 실랑이를 시작하려 합니다.

88년부터 부모님과 서울 변두리 지역의 단독주택에 거주했었습니다. 제가 제대하고 타지로 이사했던 2000년까지 살았고요. 부모님은 2019년까지 거주하시다가 단독주택이 너무 버거우셔서 아파트로 이사하시고, 집을 세주다가, 이번에 저희 가족이 이사하기로 했습니다. 집을 세주는 6년 동안 제가 관리인 노릇을 했는데, 가끔씩 제 차나 집수리차 작업오신 차들 때문에 이웃들에게서 연락이 오곤 했습니다. 자기 자리에서 차 빼 달라고요. 처음에는 그냥 차를 옮겼는데, 어느 순간 주차 규칙이 어떻게 바뀌었는지 궁금해졌습니다. 제가 알기로는, 차 2대가 겨우 교행할 수 있는 골목길의 1쪽에, 누구든지 빈자리가 있다면 차를 세울 수 있다는 것이 규칙의 전부였거든요. 주민들의 불편을 방지하기 위해서 주차하는 쪽에서 남의 집 대문이나 차고문 앞은 피하는 암묵적인 룰은 있었고요. 근데 어느 순간부터 주변의 이웃들이 '여긴 자기 자리니까 주차하면 안된다'는 얘기들을 하시는 겁니다. 그것도 기분 좋게 하시는 것도 아니고, 보통 다짜고짜 신경질을 내시면서요. 그래서 구청에 전화를 해 봤습니다. 여러 부서를 거친 후 실무자에게 들은 답은, '그 동네 골목은 노란 선이 안 그어져 있으니 한마디로 구청이 주차에 관여하지 않는다' 였습니다. 당연히, 주차 가능 공간과 가까운 사람에게 우선권이 있지도 않고요. 우선권을 원하면 구청에 거주자 우선주차 신청을 하면 허가가 나면 사용료를 내고 파란선을 그어줄 수도 있다고 안내 받았습니다. 우리동네에는 이 파란 베이가 한 곳도 없으니 아무도 신청을 안 했거나 허가가 안 나는 사정이 있는 거겠죠. 이렇게 안내를 받고는 이웃들한테서 차 빼달라는 요청(이라기 보다는 호통?보다 한 단계 낮은..)을 받으면, 최대한 뉴트럴하게, 제가 구청에 전화해 보니 이렇게 안내를 받았다, 고 말씀드리고는, 제 시간 여부에 따라서 배려 차원에서 차를 빼드리기도 하고, 그냥 거기서 끝내기도 하고 그랬습니다. 전화는 더이상 오지 않게 되더라고요. 제 골목에 '지정석' 컨셉을 가지신 분들이 3분이었는데, 각기 제가 구청과 통화했다는 말씀을 드리니, 아, 쟤한테는 텃세 부려봤자 안 통하나보다... 생각하시지 않았을까 싶네요. 어쨌든 요런 식으로 지내고 있었는데 말이죠. 마침 오늘 제 골목에 자리가 없으려나~ 싶다가 보인 1자리가, (사제) '주차금지' 표지판 2개와 그 사이로 끈 같은 걸 놓은, 그런 자리가 있더라고요. 그 표지판이 길가쪽으로 붙어 있어서, 잘 붙여서 주차를 하고, 길 반대편의 차고에서 차량 진출 문제 없다는 걸 확인하고, 인테리어 전기 사장님과 미팅하려고 집에 들어갔습니다. 20분 정도 후 전화가 왔길래 받자마자, 높은 주파수와 음량으로 '차고를 막고 주차를 하면 어떡해요! 주차금지 표지판 안보여요? 빨리 차 빼세요!'라는 일방적인 요청? 호통이 전달되더라고요. 안 좋아지는 기분을 최대한 억제하면서, '제가 주차해 놓은 곳은 주차금지 구역이 아닌데, 혹시 통행이 어려우시면 차 빼드릴게요.'라고 답변을 하고, 나가서 주차상황을 봤습니다. 보니 이 분은 언덕 위로 올라가셔서 자기차고로 후진주차를 하시는 걸 선호하시는 거 같은데 그 때 제가 주차한 자리에 차가 있으면 방해가 된다고 생각하시나 보더라고요. 제 차가 이분들이 놓은 것으로 생각되는 주차금지 표지판 옆에 주차를 해야 해서, 이분이 이런 방식의 주차를 하시기에 어렵긴 하겠더라고요. 그래서 차를 잠깐 뒤로 빼고, 전화하신 분이 주차하다 말고 창문을 열고는 매우 화난 표정으로 뭐라뭐라 하는 걸... 화난 사람이랑 티격태격해봤자 뭐가 좋겠나 싶어서 그냥 무시하고, 그 차가 차고 진입 끝난 후에 다시 제 차를 원위치시켰습니다. 집으로 다시 들어간지 10분 후에 전화가 오더니, 이번에는 어느 남자분이, '출차 못하겠으니까 차 빼주세요'라고 하시길래, 다시 차로 갔습니다. 남자분은 출차를 할 생각이 없이, 서서 저를 기다리고 있더라고요. 이분과 얘기를 하면서, 이 문제가 제가 그냥 넘어가기 힘든 단계로 승격이 됐습니다. 처음부터 굉장히 격앙된 톤으로 이분이 했던 여러 말을 요약하면 '차고 앞이라 주차금지니 차를 당장 빼라', '남의 차고 앞에 왜 차를 대느냐'는 두가지 포인트가 있었는데, 문제는, 이 얘기를 곱게 아니라, 너무너무~ 싸가지 없게 얘기하는 겁니다. 목소리 톤, 자세, 눈빛으로 전방위적으로 뿜어지는 싸가지 없음에, 제가 '도로에 사제 주차금지 표지판을 갖다 놓는다고 주차금지 구역이 되는 게 아니다', '당신의 주차금지 표지판이 없으면 나나 누군가가 당신의 차고 사용에 아무 지장 없이 그 자리에 주차를 할 수 있다'는 두가지 포인트를 차분히 전달하지 못하고, 제 안에서 느껴지는 기분의 급격한 악화와, 집에서 기다리고 계신 전기 사장님의 시간 때문에 그냥 제가 차를 옮기는 선택을 했습니다. 일단 당황스러움을 안고 다시 전기사장님과 얘기하러 가는데, 저희 뒷집 분들이 마당에 다 나와서 걱정스런 눈빛으로 보고 계시더라고요. (뒷집은 저희 이사오기 전에 이미 거주하시던 분들이고, 분가한 따님이 저랑 중학교 동창이고, 거주하시는 아드님이 제 친구한테 과외 받았고 등등, 오래 아는 사입니다.) 좀 있다 다시 나왔을 때 잠깐 얘기를 나눴는데, 그분들이 이미 다른 이웃 한 분과 제 차 세워놨던 그 자리에 차를 세웠다는 이유로 밤12시에 고래고래 한 판 하셨다고 하더라고요. 즉 이미 그 자리가 동네 이슈가 한 번 됐고, 그래서 그 분들이 멋대로 '주차금지' 표지판을 세워 놓고 있는 상황인 것 같더라고요. 여기까지 듣고 추정컨대, 차고 주인분들은 그냥 무조건, 내 차고 건너편에 다른 차가 주차돼 있으면 안된다는 생각을 하게 된 것 같습니다. 그 생각을 집행하기 위해서 도로에 적치물을 놓아서 일부 효과를 보는 상황이고요. 한편으로는 수지타산 안 맞게 귀찮은 일을 하는 것 같다는 생각이 들지만, 일단 구청 도로관리과에 연락해서 주민들이 임의로 도로상에 놓은 주차금지 표지들이 불법적치물인 것을 확인하고 수거 요청을 할 생각입니다. 검색해보니, 일차적으로 불법적치물의 주인에게 계도를 하고, 처리가 안되면 수거 식으로 진행하는 모양인데, 얼마나 효과가 있을지는 모르겠습니다. 사실 문제의 본질은 불법적치물의 존재가 아니라, 자기 차고 건너편에 누구도 주차를 하면 안된다는 생각인데, 말 몇마디만 나눠도 이분들이 '아, 구청에서 내가 놓은 주차금지 표지판을 불법적치물로 수거했으니, 내가 저 자리가 주차금지라는 주장을 할 수는 없나보다'는 식의 사고를 기대하긴 글러 보이거든요. 처음에는 클리앙 여러분들에게 이 문제에 대해 해결을 시도해 볼까, 아니면 그냥 무시할까 중에 어떤 선택이 좋을지 의견을 구하려고 글을 쓰기 시작했었는데요. 쓰면서 보니까, 한편으로는 손에 똥 묻을지도 모른다는 생각, 들이는 시간과 노력에 비해 득이 얼마 있겠냐는 생각 때문에 그냥 무시할까 하는 마음도 상당히 있는데, 다른 한편으로는 내 주변의 작은 문제부터 무시하지 않고 처리하는 것이 맞지 않겠나 싶은 마음이 조금 더 드네요. 생각 정리 차원에서 공유한 거라 생각해 주시고요. 물론 의견도 환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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