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타워즈의 시퀄의 여러 부분이 다 걸리지만,
사실 단 하나만 이상하게 가지 않았어도 괜찮았으리라 보여집니다.
뭐냐면...
루크를 카일로 렌의 내면에서 어둠 한 줄기 봤다고 잠든 조카에게 라이트 세이버를 겨누는...
아주 형편 없는 인성의 소유자로 만들어 버렸다는 것인데요.
스타워즈 영화 시리즈 외에 레전드를 보면 영화에서 다 보지 못한
루크의 다양한 활약상을 볼 수 있는데,
디즈니는 이런 오랜 세월 구축해온 캐릭터를 대상으로....
당시 가장 유행했던 파괴의 작법을 쓰게 됩니다.
# 레거시 캐릭터의 제물화.
할리우드 프랜차이즈의 고질병으로, 이전부터 제가 가장 자주 비판한 대목입니다.
이 작법을 따르는 작가들이 할리우드에 너무 많습니다.
이렇다 보니 작품에 참여할 때 마다 이런 식의 작법을 사용하길 반복하다
대작 프랜차이즈인 스타워즈까지 ...
특히 시퀄 시리즈가 나오던 시절에 할리우드에서 암과 같이 증식하며,
제물화 현상이 두드러지게 나타났습니다.
많은 분들이 비판을 했지만 괜찮다고 말하는 분들도 있는....
라스트 오브 어스 파트2에 괜히 골프채가 등장한 것이 아닙니다.
전작 주인공 뚝배기 깨는 전개는 창작의 영감에서 비롯된 것이 아니라,
여기서 반전이 필요해...라고 정해 놓고 진행하는 과정에 고민 없이 쓰였던 ..
클리셰를 깬다면서 스스로 클리셰를 만들어 나가는...
할리우드 작가들의 고질병에 쓰였던 도구를 차용한 것입니다.
# 워프 효과
구체적으로 이러한 기법이 쓰이는 이유는 기존 시리즈에서 변화를 꾀하고자 할 때
별다른 고민 없이 선택하는 기업 경영진에 의해 시작되고 힘을 받게 됩니다.
그럼 그것을 직접 수행하는 작가를 섭외하게 됩니다.
그게 바로 라이언 존슨이라는 각본 및 연출자입니다.
"관객의 예측을 깨부수는 영화를 만들어야 한다" 는 지론을 이야기 해오던 감독으로,
이야기의 탄탄한 바탕하에 예측을 깨야 하는데, 예측을 깨기 위해 이야기를 구성하는...
'클리셰 파괴'에 집착하여 루크를 망가뜨리고 카일로 렌을 찌질한 캐릭터로 만들어,
입체적인 인물이 아니라 2D화 된 평면적 캐릭터로 고착시켜 버립니다.
즉... 클리셰를 깨는 혁신적인 스토리가 되지 못했고,
남는 것은 서사가 망가져저서 다른 작품에 쓰이기도 애매한...
이도 저도 못하는 ... 캐릭터들입니다.
# 캐릭터 암살
인물이 쌓아온 성격, 능력, 업적을 포함하는 서사를
한순간에 붕괴시켜 바보로 만드는 것을 뜻하는 용어입니다.
대표적인 케이스가 왕좌의 게임에서 마지막에 병풍이 되어 버린 티리온입니다.
물론 막판에 티리온만... 그런 것은 아니지만... 유독 심한 병풍이 되어 버렸죠.
루크 스카이워커는 위의 용어 전부에 해당합니다.
디즈니에선 루크가 어리석고 형편 없는 인격이 되어 영화 뿐만 아니라 오랜 세월 축적한
인물의 서사와 완전히 배치되는... 행위를 하게 됩니다.
설득력이 조금이라도 있어야 하는데... 전혀 없죠.
특히 디즈니가 새로이 정사로 편입하는 기준이 된 해인 2014년 이전의 다양한 작품에서,
영화 외의 다양한 작품들에서 결혼도 하고 자녀도 낳으며,
여러 지역에서 활약하며... 그 능력이 전과 비교할 수 없는 수준으로 올라섭니다.
그리고 한결같은 대인배였습니다.
영화에 한정해서 보아도 한 줄기 선한 믿음을 놓지 않는 것이
본성인 캐릭터였습니다.
또한 다크사이드에 대한 이해도도 높은 인물이었습니다.
그러니까 디즈니는 이런 기존의 설정을 버리기 위해 ... 망친 것입니다.
이렇다 보니 아나킨이라는 희대의 포스 감응자나
요다와 같은 불세출의 존재를 뛰어 넘는... 재능의 소유자인 루크를
파괴의 플롯에 넣고, 쉬이 소모품처럼 쓰는 것을 망설이지 않습니다.
다시 말해 스타워즈 세계관에서 모든 재능의 최고 위에 있는 루크를
비참하고 모순적인 캐릭터로 바꾸어 상대적 대비로 띄우려고 했던 것이 '레이'였습니다.
재밌는 점은 사실 루크가 영화 이후의 여러 이야기에서 달성한 경지는
블랙홀을 움직일 정도가 됩니다.
그런데 루크를 너프시키면서 레이의 재능을 강조하다 보니,
레이가 우주 제일의 재능충인 루크 보다 재능 만큼은 위로 그립니다.
이렇게 되면, 레이와 갈등을 벌이게 되는 상대들의 능력도 올려 잡아야 되고,
영화에 파워인플레이션이 발생하게 됩니다.
즉, 기존 시리즈의 밸런스 마저 무너뜨리는 결과로 이어지게 됩니다.
이렇게 파괴를 행했다면 그 안에서 밸런스라도 맞춰야 하는데,
황제를 그렇게 형편 없이 그려 놓고...
완전 파워 밸런스가 박살이 나버린 것입니다.
다행이 근래에는 여러 홍역을 겪고 난 때문인지...자주 보이진 않지만,
평생 그렇게 배우고 써 먹으며 몸에 배인 사람들이...
이 문법대로 가지 않을까요... 아닐 것 같습니다.
하던 대로 할 인간들이 많을 것 같습니다.
오염 되지 않은 작가, 극본가들이 여전히 존재하기에
마냥 전망이 어둡다고 할 순 없지만,
이렇게 제대로 된 창작 능력이 결여 된 이들이 이미 높은 영향력을 가지게 된 후여서,
쉬이 바뀌지 않을 것입니다.
잊을 만하면 캐릭터 암살, 워프 효과를 지속 반복할 것입니다.
영화는 아니나 폴란드의 위쳐 시리즈 원작을 집필한 R.R.마틴과 같은 작가들이 있어서
이런 우스운 오염에 감염 되지 않은 작품들을 볼 수 있으니... 다행이 아닐 수 없을 것 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