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사들을 대상으로 업무를 하고 있는 입장에서 대부업에 대한 얘기를 해보려고 합니다.
대부업에 대한 대중적인 인식을 보면 무조건 '나쁜 것', '기피해야 할 것'으로 치부되는 경향이 강합니다. 아마도 과거 규제가 미비했던 시절이나, 법정 최고금리가 66%에 육박했던 시절의 자극적인 기억 때문이 아닐까 싶습니다. '서민을 상대로 과도한 이자를 뜯어낸다'는 부정적인 이미지가 낙인처럼 찍힌 것이죠.
게다가 많은 분이 합법적인 '등록 대부업'과 음지의 '불법 사금융(사채)'을 혼동하거나, 심지어 의도적으로 묶어서 비난하곤 합니다.
하지만 분명히 짚고 넘어가야 할 사실이 있습니다.
대부업은 엄연히 법의 테두리 안에 있는 '제도권 금융'입니다.
우리나라 금융 제도상 법정 최고금리는 연 20%로 제한되어 있기 때문에, 등록 대부업체 역시 이를 초과한 이자를 절대 받을 수 없습니다. 살인적인 고리를 뜯어내며 협박을 일삼는 불법 사금융과는 태생부터 다릅니다.
신용대출 구조를 아주 단순화해서 보면 다음과 같습니다. (금리는 이해를 돕기 위한 예시입니다.)
시중은행:
고신용자 대상 저~중금리 (3% ~ 10%)
2금융권 (저축은행/캐피탈/카드사):
중~고금리 (10% ~ 15%)
등록 대부업:
저신용자 대상 (15% ~ 19.9%)
우리가 보는 세상에는 고신용자만 있는 것이 아닙니다. 여러 개인적인 사정이나 신용 점수 문제로 인해 시중은행이나 2금융권의 문턱을 넘지 못하는 이웃들이 분명히 존재합니다. 대부업은 바로 이분들에게 합법적인 금융 서비스를 공급하는 최후의 보루 역할을 하고 있는 것입니다.
각 금융기관이 리스크에 따라 각자 맡은 영역에서 금융 공급 역할을 하고 있을 뿐, 대부업체가 본질적으로 사악해서 고금리를 받는 것이 아닙니다. (리스크가 큰 저신용자를 대상으로 하기에 조달 비용과 부실률을 감안한 금리 설계인 것이죠.)
그런 맥락에서 보면, 국회의원이 은행장 출신이든, 저축은행 임원이든, 대부업체 대표 출신이든 직업의 귀천이나 도덕적 잣대를 들이대며 차별할 이유가 전혀 없습니다.
자금의 융통(금융)을 흔히 비하하는 말로 '돈놀이'라고 부르는데, 그것이 나쁜 것이라면 자본주의 사회의 모든 금융기관이 똑같이 비난받아야 마땅합니다.
실제로 지난 21대 총선에 카카오뱅크 대표 출신인 이용우 의원 인사가 국회의원이 되었을 때, '돈놀이하던 사람'이라며 비난하는 여론이 단 하나라도 있었습니까? 금융의 본질은 같습니다. 단지 다루는 고객층과 리스크의 영역이 다를 뿐입니다.
따라서 단지 정치적인 목적을 가지고 이를 '사채업'이라느니, '고리대금업'이라느니 비하하며 몰아세우는 것은, 금융 시스템에 대해 무지하거나 혹은 의도적으로 현실을 호도하는 것에 불과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