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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훈식 특사가 캐나다에 오는 진짜 이유

강훈식 비서실장이 대통령 특사자격으로 곧 캐나다에 도착합니다. Flightaware를 검색했으나 캐나다 어느 공항에 착륙하는지는 검색이 되지 않습니다. 강실장은 지난 1 월 마크 카니 캐나다 총리의 다보스 독트린 직후 트럼프의 날선 협박에도 불구하고 대규모 사절단을 이끌고 오타와로 날아왔었죠. 이번이 두 번 째 입니다. 잠수함 수주가 중요한 게 아니고요. 진짜 중요한 거래는 따로 있는 것 같아요. 물론 캐나다가 보유하고 있는 에너지와 특수광물(희토류) 대체공급망도 한국으로서는 확보가 시급한 분야이긴 해요. 진짜 중요한 건 인공지능입니다. 미 중 두 나라가 AI 패권을 놓고 사활적 경쟁을 벌이는 중인데, 나머지 나라들은 조용히 같은 질문을 되풀이하고 있습니다. "우리는 어느 쪽에 줄을 서야 하나?" 하지만 이 질문 자체가 틀렸을 수 있다는 걸 일찍 깨달을수록 좋을 것 같아요. 줄을 서는 대신 직접 새로운 판을 만들 수 있는 나라들이 있기 때문이죠. 캐나다와 한국이 바로 그 후보입니다. AI 강국이 되려면 세 가지가 필요해요. 머리(기초이론), 손(하드웨어), 그리고 발(빠른 실행력). 흥미롭게도 캐나다와 한국은 이 세 가지 요소를 절반씩 나눠 갖고 있어요. 캐나다는 명실상부한 '머리'의 나라예요. 딥러닝의 근간이 된 신경망 이론을 확립한 과학자 그룹이 캐나다에 있어요. 토론토의 벡터 연구소(Vector Institute), 몬트리올의 밀라(Mila), 에드먼턴의 아미(Amii) 등 세 곳의 연구소는 세계 최초의 국가 AI 전략 아래 설립된 기초연구의 산실이죠. 여기에 이민 친화적인 정책이 더해져 전 세계의 AI 인재들이 자연스럽게 캐나다로 모여든 결과예요. 캐나다의 매리트는 AI의 성지이자 설계국이라는 점이예요. 캐나다가 AI 강국으로서 가지는 절대적 유리함은 바로 지적자산에 있어요. 즉 딥러닝과 강화학습 신경망 원천기술을 보유하고 있는 나라죠. 먼 훗날 만일 AI 종교가 창시된다면 전 세계 무슬림들이 일생에 한 번은 사우디아라비아 메카에 와서 성지순례 예배의식을 가지듯이, 전 세계 AI 신도들은 일생에 한 번은 온타리오주 토론토에 있는 토론토대학교에 와서 성지순례 예배의식을 가지게 될지도 모르겠어요. 캐나다는 여기서 긁어모은 헌금으로 대대손손 기본소득을 조금씩 나눠주면 국민들 반찬값은 나올 것으로 보여요. 캐나다의 문제는 다른 곳에 있어요. 캐나다는 세계 최고의 인재 풀을 보유하고도 이를 비즈니스로 연결하는 상용화 단계에서 미국에 밀리는 모습을 보이고 있죠. 캐나다는 지능을 설계하는 나라로서, 기술의 패러다임이 바뀔 때마다 다시 주도권을 잡을 저력이 있지만 현재로서는 미국의 그늘에 가려 제 역할을 하고 있는 것으로 보이지 않아요. 반면 한국의 문제는 정반대예요. 지능을 실현하는 공장의 역할에 충실한 정도예요. . 제조역량(GPU, HBM)은 자본과 축적기술이 있는 다른 나라가 언제든지 추격할 수 있는 영역이예요. 문제는 원천기술을 따라잡아 AI주권을 확보하는 것인데, 이게 지금으로서는 희망이 보이지 않아요. 대한민국이 2023 년과 2024 년이라는 이 중요한 두 해 동안 윤석열 당시 정권의 동기조차 불분명한 과학예산삭감으로 공장을 넘어 설계자의 반열에 올라설 수 있었던 마지막 골든타임을 스스로 놓쳤기 때문이예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한국은 압도적인 손과 발의 나라라는 점을 부인할 수 없어요. AI를 구동하는 데 필수적인 HBM(고대역폭 메모리) 반도체 시장을 삼성과 SK하이닉스가 사실상 주도하고 있어요. 스탠퍼드 AI 지수 보고서에 따르면 한국은 인구 10만 명당 AI 특허 건수에서 세계 1위 수준을 다툰다고 해요. 강력한 제조업 DNA를 기반으로 한 신속한 기술 상용화와 실행력은 타의 추종을 불허하죠. 캐나다와 한국, 두 나라 모두 혼자서는 한계가 뚜렷해요. 캐나다의 오랜 고민은 '연구는 세계 최고인데 왜 기업들은 AI를 적극적으로 쓰지 않느냐'는 것이예요. 자체 AI 반도체나 대규모 컴퓨팅 인프라 구축은 여전히 부진한 수준이예요. 공들여 키운 뛰어난 연구자들이 구글, 오픈AI 같은 미국의 빅테크 기업으로 빠져나가는 인재 유출 역시 만성적인 과제예요. 한국의 고민은 정반대죠. 응용 특허와 제조는 세계 최고지만, 뼈대가 되는 기초이론 연구가 취약하기 짝이 없어요. 무엇보다 AI 생태계를 이끌 핵심 인재들이 나라를 떠나고 있다는 게 큰 문제라고 해요. OECD 조사에 따르면 한국의 'AI 인재 유치 및 유지(Retention)' 역량은 38개국 중 35위로 최하위권으로 평가받고 있어요. 서울에서 교수로 일하면 7만 몇천 달러를 받지만(경비아저씨 연봉 아님), 해외로 나가면 초봉이 수 십 만 달러를 넘게 받는 현실 속에서 '떠나지 않을 이유가 없다'는 자조 섞인 말이 나올 정도라고 해요. 요약하면, 캐나다는 이론은 탄탄한데 실행력이 아쉽고(달리 말하면 부자집 2 세들이 그렇듯 좀 파닥파닥 노력하는 게 부족하고), 한국은 실행은 빠른데 기초이론과 글로벌 인재 유지가 아쉬운 나라예요. 이 극명한 상호보완적 구조는 곧 두 나라가 협력해야 할 명백한 근거입니다. 미중 AI 패권 경쟁의 본질은 단순히 '누가 더 똑똑한 AI를 만드느냐'에 있지 않고요. 누가 AI의 글로벌 표준, 윤리, 그리고 공급망을 통제하느냐의 싸움이예요. 미국은 거대 자본과 빅테크 위주로, 중국은 국가자원을 총동원하는 전략으로 이 싸움에 임하고 있어요. 그 틈바구니에서 작은 나라들은 어느 한쪽의 규칙에 종속될 수밖에 없는 처지로 몰리고 있는 중이예요. 하지만 캐나다와 한국이 손을 잡으면 이야기가 좀 달라질 수 있어요. 캐나다의 압도적인 기초연구력과 한국의 반도체 및 제조 역량이 결합하면, 특정 빅테크나 국가에 종속되지 않는 독립적인 소버린 AI(Sovereign AI, 주권 AI) 공급망 구축이 가능해질 수 있다는 거죠. 저 깡패같고 변덕이 죽끓는 리더가 설쳐대는 미국을 믿겠어요. 아니면 중국을 믿겠어요. 캐나다와 한국은 두 나라 모두 제국주의 경험이 없고 안정된 시스템과 규범을 보유하고 있는 선진국이라는 공통점이 있어요. 서로 믿을만 하다는 거죠. 무슨 거래를 성사시킬지 모르지만 잘들 하시길 바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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