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 전문 논평가도 아니고
뛰어난 데이타 분석 실력이 있는 것도 아니지만,
이번 지선결과를 통해 나름대로 확실하게 자리잡은
결론은,
우리나라의 정치지형은 이제 너무 복잡해진 이해관계로 인해 가치의 기준이 공동체 -> 개인으로 완전히 넘어간 느낌입니다.
언론이나 논평가들은 쉽게 보수/진보로 나누려 들겠지만, 이제 그 가치판단 기준이 더이상 이분법적이 아닙니다.
기본적으로 과거 집단/통제 중심이 전통적 보수 가치관이고
개인/ 자유 중심이 전통적 진보 가치관이었다면
이제는 그 패러다임이 완전 바뀌었죠.
민주당은 큰정부를 표방하면서
경쟁완화를 통한 공동체적 가치상향을
기본 가치로 삼고 대기업, 부동산, 수도권 등 기득 권력분산을
진행하다 보니 집단화, 통제주의적인 보수적
관점으로 인식됩니다.
국민의힘은 작은정부를 표방합니다.
개인 재산권을 중시하고 세금을 적게 내며
경쟁과 성과주의를 표방합니다.
이게 되려 개인화, 자유주의에 기반한 진보적 관점으로
인식됩니다.
특히나 20,30대들이 국민의 힘 지지세가 높은 부분은
바로 이런 점에 기인한다고 봅니다.
페미니 일베니 이런 뒤틀린 부분도 있지만
기본 인식 기저에는 어릴 적 부터 당연하게 생각해온
시험에 의한 성과주의가 곧 공정이며
그 룰안에서 어렵사리 뚫고 취업하고 대출내서 집사고
이제 좀 시작해보려 하는데,
앞으로 그 결과물들을 "내"가 온전히 못 받고
"공동체" 와 나눈다는 생각 자체가 도저히 받아들일 수 없는 부분일 겁니다.
하지만 특이한 점은
서울의 20대는 거의 압도적으로 오세훈 후보를 지지했는데
반면 부산,심지어 대구마저 20,30대의 민주당 지지비율이 서울보다는 높고 과거에 비해 꽤 인상적으로 상승했다는 점입니다.
이것도 지역을 나누어 생각해보면
서울의 젊은 층은 앞으로 규제가 증가될 수 밖에
없는 상황에서
민주당이 계속 집권하면 오로지 본인들의 능력에 의해 이뤄냈다고 생각하는 성과마저도 나눔을 강요받는다고 느낄 겁니다.
반대로 부산의 경우 해수부랑 HMM도 이전되어 오고 그나마 지방챙기려드는 건 민주당이란 느낌이 서서히 오고 있는 걸로 보여집니다.
대구도 결과는 패배지만 민주당 득표율이 꽤 의미있게 상승했고
출구조사 분석으로만 보면
30대의 김부겸 후보 지지율은 추경호 보다 높습니다.
워낙 50대 이상의 인구수가 높기에 그 벽을 못넘은 거죠
(20대는 살짝 낮긴 하지만..이는 부모세대의 영향에서 아직 완전히 못 벗어난 걸로 보여질 뿐 서울보단 높았습니다.)
즉, 지방의 20,30대는 이런 지방권력 분산 구조에서 미래를 보고 있고 서울의 20,30대는 이걸 뺏기고 있다고 생각하는 것 같습니다.
안타까운 점은 현재 민주당의 핵심 가치상으로는
이러한 젊은 층의 요구를 100% 수용할 수 없다는 점입니다.
젊은층 위주로 가려면 성과주의를 표방해야하는데
그것은 보편적 행복을 추구하는 민주당 가치와 맞지 않기 때문입니다.
20.30대는 그렇다치고
40,50대에서도 서울에서 그것도 강남3구에 집중된
몰표 현상도 이와 같다고 봅니다.
40~50대는 전반적으로는 공동체적 가치를 지양하긴 하지만
또 한편으로 지켜야될 것이 많아진 주류 세대 입니다.
주류 세력인 40~50대의 일정한 양보와 희생이 바탕되야
전체 공동체가 발전할 수 있는 구조로 갈텐데
제가 볼 때 지방은 그나마 그럴만한 여력이 되겠죠.
정책강화로 세금 더 내봐야 몇십만일테고
설령 집값 떨어져도 몇천~몇억초반 일텐데
서울은 다르겠죠. 집값 하락시키면 적잖이 잡아도 두자리수 가까울테고
세금이 올라가면 백만단위, 천만단위될테니 감내해야될 희생정도가 곱절이 넘겠죠.
꼭 부동산에 국한된 게 아니더라도 지방은 앞으로든
어떻게든 "살려냄"을 받아야 되는 입장이고
서울은 더 규제와 통제를 받아야되는 입장입니다.
조금이라도 규제의 틀에서 벗어나려면 국민의 힘이 답일 겁니다.
그러니 서울에선 민주당에 전폭적인 지지를 못하는 거라고 봅니다.
(경기도는 조금 다르죠. 이미 서울의 초경쟁환경에서
벗어나 내려온 상황이고 앞으로 외연확장이 가장 쉬운 곳이죠)
희생을 통해 전체가 성장되는 구조를 눈으로 직접 봐야 그나마 마음 돌릴까 말까 할텐데 그러기 위해 감내해야할 기간과 금액이 너무 클 것 같은 공포입니다.
앞으로의 선거는 공동의 가치를 위해 싸우는,
그런 선거가 되긴 매우 힘들 것 같습니다.
가장 본질적인, 본인 지갑을 더 챙기는 쪽에
투표할수 밖에 없을 듯 합니다.
지역안에서도 나뉠 것이고 세대 안에서도 그 정도는 더욱 가속화 될 것 같습니다.
그래서 이제 아무리 친한 사이, 오랜 관계 사이에서도
서로 간에 비슷한 생각을 갖고 있다는 생각은 버려야 할 것 같네요.
(실제로 얼마전 오랜 친구와 대화를 했는데 생각이 많이 달라졌더군요
저역시도 계속 생각이 바뀌고 있다는 점을 느꼈습니다.)
열심히 내 가치를 지향은 하되, 투표 결과에 따라 시류대로 맞춰서 살아가는 수 밖에 없다고 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