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목이 거창하기는 한데, 내용은 별 거 없습니다.
휴대폰 갤러리에서 뭘 좀 찾다가, 위 짤을 오랜만에 발견했습니다. 이거 보고 서울시장 선거가 생각나더라고요.
서울은 원래 어려운 곳입니다. 역대 서울시장 명단을 보면 박원순이 이례적인 사례인 것이지, 대다수가 보수계열 정치인이었습니다. 게다가 강남 서초 등 보수 성향이 매우 강한 지역구의 인구수가 상당히 많고, 최근 송파, 용산, 동작, 광진 등에도 보수세가 강해지는 것을 고려하면 서울시장 선거는 '정말 잘해야 겨우 될까 말까 한 선거'인 셈이지요.
이 현수막들 보면 무슨 생각이 드시나요? (심지어 성동구의원 후보 박성근의 현수막이 더 구체적이죠)
정원오 후보는 '유능한 성동구청장'이라는 이미지로 서울시장 후보가 되었고, '일 잘하는 서울시장'이라는 캐치프레이즈를 내걸었는데, 그런 후보자 치고는 유능한 모습이 잘 보이지 않더군요. 현수막도 그렇고, 토론을 회피하는 건 정말 모양 빠졌습니다.
민주당이 서울에서 진 이유를 간단하게 한 문장으로 설명할 수는 없겠습니다만,
저는 '오세훈은 자신에게 표를 준 유권자들의 관심사, 욕구를 잘 포착했고, 정원오는 유권자들을 충분히 설득하지 못했기 때문'이라고 생각합니다. 유권자들이 이익만 좇네 어쩌네 부동산 공화국이네 어쩌네 해봐야 그런 태도는 아무런 도움도 되지 않습니다. 그럼 이익을 포기할만한 가치를 추구할 수 있는 무언가를 내놓긴 했나요?
또, 서울에는 지은 지 40년이 다 되어가는 노후 아파트들이 다수 포진해 있습니다. 여기 사는 사람들에게 재건축은 몹시 중요한 사안입니다. 동 별 득표율만 봐도 재건축이 주요 이슈인 지역에서 유독 오세훈의 득표율이 높게 나타나더군요. 원래 민주당 강세였던 노원, 강북 등에서도요. 노후아파트를 평생 노후아파트로 방치할 수는 없습니다. 무조건 "용적률 제한 다 풀고 재건축 팍팍 밀어드리겠습니다!!" 와 같은 식이 아니어도, 엄연히 존재하는 노후아파트 재건축 문제에 대해 나름의 설득력 있는 비전이 있어야 했습니다. 그런데 그런 게 있었는지 저는 잘 모르겠더라고요.
클리앙의 어떤 분께서 서울은 갈수록 보수화 될 것이라는 진단을 하셨는데, 저도 그에 동의합니다. 그럼 우리는 무엇을 할 수 있을까요. 단순히 이재명 대통령이 일을 잘한다고 이재명 대통령만 팔아봐야 지지를 얻을 수 없고, 오세훈 손가락질만 해서는 민주당을 뽑아야 할 이유를 만들 수 없습니다. 민주당이 이번 선거결과를 통해 이후 펼쳐질 총선과 대선에서 좀 더 섬세하고 와닿는, 사람들을 설득할 수 있는 선거전략을 세울 수 있기를 바라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