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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시장 선거 소회

서울에서 아이를 키우며 치열하게 살아가는 40대 초반 가장입니다. 호남 출신이신 부모님 밑에서 자라며, 97년 김대중 대통령 당선 날 부모님과 함께 눈물 흘렸던 기억이 아직도 선합니다. 늘 "밖에서 전라도라고 말하고 다니지 마라" 하셨던 부모님의 한 맺힌 당부 때문인지, 성인이 된 후 제 지지 성향은 자연스럽게 민주당이었습니다. 하지만 최근 주변을 보며 머리를 한 대 맞은 듯한 충격을 연이어 겪고 있습니다. 얼마 전 만난 초등학교 동창은 작년에 성동구 역세권 아파트를 갭투자로 매수해 평가익으로만 5억이 넘는 수익을 냈더군요. 저와 비슷한 배경을 가진 호남 출신 친구인데, 정치 얘기를 나누다 던진 한마디가 충격적이었습니다. "윤석열 계엄? 그거 별거 아니지 않았냐? 그것 때문에 우리 삶이 뭐가 불편해졌어?" 그 친구에게는 민주주의의 가치보다 내 자산의 안정과 성장이 훨씬 더 중요했던 겁니다. 반면, 대구에서 상경해 서울에서 고군분투 중인 업계 후배는 전형적인 민주당 지지자(반골)입니다. 하지만 요즘 미친 듯이 오르는 전월세 때문에 삶이 무너지고 있더군요. 그 친구가 피를 토하듯 말했습니다. "전월세 상승으로 고통받아보지 않은 정권과 지지자들은, 지난 선거 패배의 원인을 절대 제대로 분석 못 합니다." 우리는 착각하고 있습니다. 대다수 정치 저관여층은 정청래 의원이 당대표인지 아닌지도 관심 없고, 조국혁신당의 간판이 무엇인지도 모릅니다. 한 세대 이전의 민주화나 지역 차별의 기억은 이미 희미해졌고, 불과 얼마 전의 계엄 기억조차 일상의 유불리 앞에서는 빠르게 잊히고 있습니다. 이번 재선거를 두고 "일고의 가치도 없다"며 오만하게 굴었던 태도는, 결국 오세훈 시장에게 역전패를 당하며 두고두고 조롱받을 밈이 될 것입니다. 지방 선거에서 영남권 당선자 몇 명 나왔다고 축배를 들 때가 아닙니다. 오거돈 시장 시절부터 영남권 당선은 늘 있어 왔던 일이고, 이제는 대수롭지 않은 뉴스가 되었습니다. 민주당이 다음 대선에서 승리하기 위한 최대 승부처는 결국 '서울'입니다. 한국 경제가 성장하면서 서울은 거대한 중산층 그룹을 형성했습니다. 이들을 설득하지 못한다면, "민주당이야말로 진짜 보수 정당" 어쩌고 하는 당위론은 그저 말장난에 불과합니다. 여기 계신 지지자분들부터 변해야 합니다. 세금으로 부동산을 잡겠다는 망상(노무현 정부가 종부세로 집값을 잡았습니까? 더 세게 때리면 잡힐 거라는 미련)은 이제 제발 집어치우십시오. 현실과 동떨어진 이광수 유튜브 채널의 희망 회로만 돌리는 것도 그만두어야 합니다. 자산을 지키고 싶은 중산층의 열망을 인정하고, 실질적인 주거 안정을 주는 '유능함'을 보여주지 못한다면 우리는 90년대 처럼 영원히 야당으로 남을 것입니다. 냉정하게 현실을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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