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othing Compares 2 U'는 1985년 프린스(Prince)가 프로젝트 밴드 The Family를 위해 만든 곡입니다. The Family를 통해 처음 세상에 나왔지만 큰 주목을 받지는 못합니다. 이후 1990년, 아일랜드의 가수 시네이드 오코너(Sinéad O'Connor)가 이 곡을 다시 불렀고, 삭발한 얼굴을 클로즈업한 뮤직비디오와 함께 전 세계를 사로잡으며 밀리언셀러 히트곡이 되었습니다. 오늘날 많은 이들에게 'Nothing Compares 2 U'는 시네이드 오코너의 노래로 기억됩니다. 하지만 이 노래를 가장 깊게 해석한 아티스트는 프린스도 시네이드 오코너도 아닌 지미 스캇(Jimmy Scott)입니다.
지미 스캇의 삶은 음악사에서도 손꼽힐 만큼 불운했습니다. 희귀 질환인 칼만 증후군(Kallmann syndrome)으로 인해 평생 소년 같은 목소리를 지니게 되었고, 그의 음색은 많은 음악가들의 찬사를 받았지만 동시에 편견의 대상이 되기도 했습니다. 소울 음악의 거장 레이 찰스(Ray Charles)도 깊이 존경했을 만큼 그의 재능은 분명했지만 (레이 찰스는 자신의 레이블에서 그의 앨범을 직접 후원하고 제작하기도 합니다) 정작 그는 음반 계약 문제와 저작권 분쟁 속에서 오랫동안 정당한 평가를 받지 못했습니다. 한동안 무대에서 완전히 사라져 병원 보조원과 엘리베이터 안내원 일을 하며 생계를 이어갑니다.
하지만 1990년대 초, 전설적인 작곡가 닥 포머스(Doc Pomus)의 장례식에서 노래를 부른 지미 스캇에 음반 관계자들이 다시 주목했고, 그렇게 그는 60대 후반의 나이에 재발견됩니다. 이후 그래미 후보에 오르고 무대에 다시 서며 뒤늦게 자신의 자리를 되찾습니다.
그가 부르는 'Nothing Compares 2 U'에는 긴 세월의 상실과 후회, 그리고 체념에 가까운 정서가 느껴집니다. 사랑하는 이를 잃어본 사람이라면 혹은 돌이킬 수 없는 시간을 그리워해 본 적이 있는 사람이라면 그의 노래를 듣는 순간 설명하기 어려운 감정과 마주하게 됩니다.
6분 18초 동안 한 음 한 음 회한을 눌러 담아 마치 오래된 편지를 읽듯, 울음을 참으며 마음을 건네듯 노래합니다. 그 순간은 아무도 그를 대신할 수 없습니다.
* 이 곡이 수록된 앨범은 1998년작 'Holding Back the Years'로 무슨 이유에서인지 국내 음원 서비스에서는 유독 이 'Nothing Compares 2 U' 한 곡만 서비스가 중지되어 있습니다.
* 아래 링크는 같은 음원이 실린 또 다른 앨범입니다. 스페인 영화의 거장 페드로 알모도바르(Pedro Almodóvar) 감독이 영화 '그녀에게' (Talk to Her, 2002)를 작업하던 시기에 즐겨 듣던 음악들을 직접 골라 엮은 편집 앨범 'Viva La Tristeza!'(슬픔이여, 만세)입니다. 이 앨범에는 영화 속 명장면으로 꼽히는, 카에타누 벨로주가 직접 출연해 부른 멕시코의 고전 'Cucurrucucu Paloma'도 함께 실려 있습니다.
이 글은 음악 큐레이션 프로젝트 '지브라 베타'에 먼저 소개되었습니다. 지브라 베타는 매주 1-2회 음악을 큐레이션 하고 이야기를 전하는 프로젝트입니다. 일상의 음악을 함께합니다. 구글폼 신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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