클리앙을 열면 요즘 이런 글들이 눈에 띕니다.
"서울을 내줬으니 졌다." "세대 갈등이 문제다." "젠더 이슈가 발목을 잡았다."
얼핏 분석처럼 읽힙니다.
그런데 읽고 나면 묘하게 사회갈등을 이번 선거에 집중시키려는 것처럼 보입니다.
지각 있는 분들은 이미 감지하고 계실 거라 생각합니다.
실제 결과를 조금 찾아봤습니다.
경기도지사 추미애. 인천시장 박찬대. 광역단체장 전체 구도를 보면 민주당 선전한 선거입니다.
금요일 출근길, 용인시장 낙선인사를 하던 현근택 후보를 봤습니다. 조금 안쓰럽다 싶었고, 그게 다였습니다.
어제 동네 쇼핑몰 사거리 당선 현수막들, 세어보니 민주:국힘 6:4, 잘 봐야 5:5였습니다.
서울시장 하나로 전체를 '패배'라고 부르는 건, 과장을 심어 인식을 바꾸려는 의도가 너무 보입니다.
잠깐 부산에서 살아본 적이 있는데, 사람은 자기 생활권 안에서 세상을 보는 것 같았습니다.
서울 사람한테는 서울이 전부처럼 느껴지겠지만, 그게 전국 결과는 아닙니다.
저는 이게 심리 조작을 의도하는 경우도 있다고 봅니다.
"졌다"는 말을 먼저 심어놓으면, 이후 당선 소식들이 다 작아 보입니다.
커뮤니티 안에서 그 말이 쌓이면, 직접 확인하지 않은 사람들도 그냥 따라가게 됩니다.
사기꾼들이 쓰는 방식도 이렇습니다. 강하게 심어진 인식은 사실도 잘 믿지 못하게 합니다.
가장 무서운 건 그다음입니다.
"어차피 진다"는 말에 반복 노출되면, 다음 선거에서 찍겠다는 의지가 조용히 꺼집니다.
이번 선거 왜곡이 목표가 아닙니다. 다음 선거판을 미리 만들어두는 게 목표로 보입니다.
단기 아닌 중장기 전략인거죠.
제 주변 사람들(민주, 국힘 지지자 모두)한테 이번 선거는 그냥 스쳐가는 이야기였습니다.
정치에 관심이 없는 게 아닙니다. 생업과 삶이 더 앞에 있을 뿐입니다.
커피 한 잔 자리에서 "오세훈 됐네, 추미애 됐네" 하고 지나가는 정도입니다.
수십 명 기초단체장 당락을 어떻게 다 기억하겠습니까!
내 동네 현수막에서 낯익은 얼굴이 보이면 그제야 "아, 됐구나" 하는 거죠.
그게 현실이라고 생각합니다.
(아닌 경우라면 우연히 정치 고관여층 끼리 친하게 지내는 경우일까요!)
클리앙은 매일 들르는 공간이라 저는 애정이 있습니다.
그런데 요즘 이 안의 세상과 바깥 세상의 거리가 꽤 멀게 느껴집니다.
패배 서사가 이 안에서만 돌고 돌면, 바깥에서는 아무도 그렇게 느끼지 않는 패배감을 혼자 안고 다니게 됩니다.
그게 누군가의 의도라면, 꽤 효율적인 전술입니다.
전에 이간질에 관한 글을 쓴 적이 있습니다.
사람 사이에서 이간질하는 자는 사람으로 대하지 않는다고 썼습니다.
인터넷에서도 마찬가지입니다. 형태가 다를 뿐, 작동 방식은 똑같습니다.
내 동네, 내 생활권 선거 결과를 있는 그대로 보는 것. 그게 다인 경우가
대부분이라고 생각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