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당대회가 다가오고 있으니 유력 주자인 정청래 대표와 김민석 총리에 대해 개인적으로 느낀 점들을 정리해 보았습니다.
먼저 정청래 대표부터 살펴보자면... 저는 정청래 대표의 가장 큰 장점은 파장이 맞는 지지자들과 강한 정서적 유대감을 형성할 수 있다는 점에 있다고 생각합니다. 이것은 단순히 이 정치인이 호감이다, 보기 괜찮네 같은 정도를 넘어서 그가 공격받으면 내가 공격받는 것처럼 아프고, 내 일 처럼 나서서 대신 싸워주고, 아파하는 모습을 보면 감싸주고 싶은 마음을 불러일으키는 것을 의미합니다. 이것은 아무 정치인이나 쉽게 가질 수 있는 능력이 아니기에 이런 친근감과 정서적인 유대감을 정치적인 자산으로 치환시킬 수 있다는 것은 뚜렷한 장점이자 정청래 대표가 지닌 유리한 점이죠.
김민석 총리는 상대적으로 이런 면에서 정청래 대표에 비해 정서적인 지지를 자극하는 면이 부족하다고 생각합니다. 김민석 총리에 대한 긍정적인 반응의 대부분은 주로 이재명 대통령에 대한 일차적인 지지에서 파생된 이차적인 지지반응이라, 본인 혼자 끌어올 수 있는 강력한 정서적인 지지는 정청래 대표에 비해 상대적으로 미흡하다는 느낌이죠.
두 사람은 정치적인 스타일이나 지지층에서도 확연한 차이점을 보여주는데, 정청래 대표가 선명성과 대담함을 주축으로 하는 돌격대장형 장수형 정치인이라면 김민석 총리는 신중함과 치밀함을 주무기로 삼는 책사형 정치인입니다.
정청래 대표의 스타일을 좋아하는 지지층은 주로 기존 민주당 전통 지지층으로, 선명성과 개혁을 강조하고 시원시원한 면모와 친근한 모습을 선호합니다. 줄여 말하자면 저쪽당과 잘 싸우면서도 정이 가는 모습을 보여준다는 것이죠.
하지만 이런 스타일은 민주당을 지지하지 않는 중도층이나 부동층에게 그리 어필하지 못한다는 단점이 있습니다. 정청래 대표가 연임에 성공하려면 당내의 지지를 넘어 중도층의 지지를 어떻게 포섭할 것인지에 대한 숙고와, 지선의 다소 아쉬운 결과를 전거지감으로 삼아 총선 승리를 어떻게 이끌어낼 것인지에 대한 비전을 제시하는 것이 필요할 것입니다.
김민석 총리의 스타일은 소위 말하는 '일 잘하는 총리'의 이미지로 두루두루 가볍고 넓은 지지를 받고 있습니다. 어떤 감정적으로 깊은 지지를 받는다기보단 사건에 적절하게 대응하는 정무감각이나 일 처리방식을 보니 잘 하는 것 같고, 대통령이 칭찬하니 괜찮아 보인다는 느낌의 지지정서죠.
반면 민주당 당내에서 김민석 총리는 전통적인 강성 지지층에게 그리 굳건한 지지를 받지는 못한다는 단점이 있습니다. 김민석 총리가 당대표에 선출되려면 과거 일로 굳어진 이미지나 민주당 전통 지지층이 김민석 총리에게 품은 개혁의지에 대한 의구심, 불신감을 어떻게 누그러뜨릴 것이냐가 중요한 과제로 보입니다. 1인 1표제나 보완수사권 등의 민감한 의제를 현명하게 풀어나가는 모습이 필요할 것입니다.
저는 정청래 대표나 김민석 총리 모두 민주당에서 상황에 따라 충분히 잘 쓰임받을 수 있고 활약할 수 있는 정치인이라고 생각하기에, 각 후보에게 아쉬운 점이 있을지언정 둘 중 한쪽이 아예 배척당해야 한다고 생각하지는 않습니다. 그래서 두 분 다 당대표가 되었을 때 각자 우려되는 점이 있기는 하지만 그 부분에 대해 지나치게 자세하게 적지는 않았습니다. 전당대회 양상이 아무리 격화되더라도 결과가 나오고 나면 분열보다는 통합하는 방향으로 가야 할 테니까요. 그런 점에서 이번 전당대회는 단순히 누가 이기느냐가 아니라, 어떻게 민주당을 이기는 당으로 만들어낼 수 있느냐를 함께 고민하는 자리가 되었으면 합니다. 어떤 결과가 나오든 전당대회 이후에는 분열보다 통합에 힘을 모아야 할 것이고, 두 분 모두 각자의 장점을 살려 민주당의 자산으로 남아주었으면 좋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