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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설 이번 프로젝트 터지면 퇴사 합니다. - 저녁 식사 -

하. XXXXX길드 사람들이랑 결국 밥을 먹으러 가게 되었다. 길드원들 찾아오고, 상담하고,  사수한테 전화하고, 뭐 이런거 저런거 하는 동안 코 빼기도 안보이던 팀장이 슬금 슬금 나에게 다가왔다. 어디선가 얘기를 들었나 보다. 나한테 와서 사수가 했던 얘기를 고대로 한다. [오늘 큰 경험 치뤘다 생각하고, 내가 다음 게임 개발이랑 업데이트 때문에 정신이 없어서 잘 못 챙겨 줬는데 미안하고, 일찍 퇴근해서 길드원들이랑 저녁까지 먹고 내일 출근해.] 허 이건 또 색다르네. 원래라면 사수가 없으면, 본인이 처리해야 할 문제였고 천우성이 아닌, 팀장과 내가 들어가던가 해서 처리해야 될 일인데, 슬쩍 빠진 후 귀찮은 뒷처리도 나한테 짬처리 식히는 모양새다. 핵심적인 일은 천우성이 다 하게 하고, 그 뒤 귀찮은 일은 나한테 떠 넘기는..대기업 어드메쯤에서 있던 놀라운 처세술이 슬쩍 보이는 순간이다. 지금이라면, 법카라도 받아 나와서 내돈 안쓰고 맛난거 먹고, 뒷말도 안나오게 해야 하겠다는 생각이 들겠지만, 이땐 그 정도 경험과 노하우가 쌓이지 않았던 때였다. 길드원들과 회사 근처 중국집으로 이동 하게 되었고, 중국집 큰 원탁 두개 있는 룸으로 들어가 저녁을 먹게 되었다. 길드장 : 마 그래도 서울 온김에 이 회사 구경도 하고, 회사 사람들도 만나고, 여기 영자님도 만나고, 일도 다 잘 해결 되고 좋다. 음식도 나오고 술도 나왔으니까 다들 한잔 하자!! 길드원 2~9 : 이게 다 우리 길드장님 때문입니다. 길드장님이 우릴 잘 이끌어 주셔가 일이 이렇게 잘 된거지요. 나 : ….. 낯선 동네 잘못갔다가 그 동네 나쁜 형들한테 둘러쌓여 삥뜯기는 기분이다. 이럴 수도 없고 저럴 수도 없고, 대충 장단 맞춰 주다가 밥만 먹고 튀어야 겠다. 길드장 : 영자님 영자님 내 이래보니 회사 생활 시작한지 얼마 안된 신입 이지요? 이래 불편한 자리 온것도 사실 회사에서 시켜서 온거지요? 나 : 운영자는. 아니지만…저희 회사는 운영자가 없..다들 그냥 네 영자라고 해 주세요. 술 한두잔 들어가니, 동네 삼촌 모드가 나온다. 지금 와서야 그런거지만 저 아저씨들 입장에선 얼마나 웃겼을까. 게임 좋아서 길드 만들어서 게임 하고 있는데. 갑자기 잘이용하던 몇백만원짜리 아이템들이 사라졌고 회사는 모르겠다고 하고, 빡쳐서 올라와서 따졌더니 덜렁 복구해 준덴다. 그리고, 이제 누가 봐도 신입으로 보이는 사원에 하나 던져주고 밥먹고 내려 가란다. 다 보이는 상황에 삥뜯기는 중고딩 처럼 보였던 내가 안쓰러웠나 보다. 나 : 네 사실 그렇게 됐습니다. 이제 회사 들어온지는 얼마 되지 않았구요, 어떻게 하다 보니 제가 나오게 되었습니다. 그래도 저희 게임 좋아해 주시고 저희 회사 좋아해 주셔서 여기까지 열정을 가지고 오신 분들이라 생각하구요 큰 형님들처럼 동네 삼촌들처럼 생각하고, 이제 갖 사회 생활 시작하는 조카처럼 생각해 주시고, 잘부탁 드립니다. 길드장 : 이야 말 잘하네. 우리 영자님. 그래 마 내가 조카처럼 생각하고, 그래도 대우는 해 주께! 나 : 하하하하하. 그렇게 식사와 몇 순배의 술들이 돌아가고 다들 적당히 취했을 때였다. 길드장 : 영자님 내 우리 술도 한잔 먹었겠다. 말 안돌리고 시원하게 물어 볼께요. 그 왜 소문있다 안합니까? 어디 누구 누구 내가 직접 말은 안하면서도 그 사람들 보면, 그렇게 열심히 게임 안하는 것 같은데. 왜 그리 아이템이 좋을까? 항상 궁금했거든, 근데 마 어데 어데 하고 하면, 회사에서 틈틈히 아이템을 준다 카던데. 그거 사실 입니까? 우리 게임에 떠 도는 회사가 아이템 판다는 소문이었다. 나야 소문만 알고 있고, 들여다 보는 데이터야 뻔한 관계라 사실은 알 수 없는 상황, 그리고 이런 질문엔 늘 정석적인 대답을 할 수 밖에 없다. 나 : 아휴 저도 소문으로 들었습니다. 근데 그렇게 하면, 기록에 다 남아서요 누가 빼돌리고, 돈받고 팔고 뭐 이렇게 할 수 없어요. 만약 적발되면 바로 회사 짤리구요. 몰래 할래도 몰래 할 수 없을 만큼 복잡하게 승인 절차가 있어야 하구요 그렇습니다. 길드장 : 그렇치예, 내도 소문이라 생각하는데 하도 소리가 들러와서요. 마 탁 까놓고, 그럼 이참에 내랑 아니 우리랑 영자님이랑 얼굴도 알았으니까네. 우리 계속 좋은 관계를 유지해서, 어떻게 도움좀 받을 수 있겠습니까? 나 : (우와 경상도 사나이네 이렇게 노골적으로 뇌물을 제공하겠다고 얘기한다.) 아이고 무슨 말도 안되는 말씀을 그런 소문은 진짜 소문이구요, 그리고 저는 그런 권한도 없구요. 제가 이 자리 온 이유는 그냥 게임에 대한 좋은 말씀들, 이 게임의 좋은 업데이트 방향이나 잘 서비스 할 수 있게 오래 서비스 할 수 있게 할 수 있는 의견있나 잘 들으려고 나온거지, 이런 제안 주실걸 받으라고 나온거 아니라서요. 그냥 못 들은걸로 하겠습니다. 하하하하. 길드장 : 아 그래예, 뭐 그래도 그게 아인거 같은데 낯부끄럽그로 바로 그렇게 짤라 버리면. 내 나이도 있는데. 나 : 아이고 길드장님 제가 감히 어떻게 ,그렇게 할 수 있을까요? 아시는 것처럼 이제 경우 회사 들어온 사람인데요. 혹시라도 그런 소문이 사실이면, 저한테 알려 주세요  제가 회사에 얘기해서 조치 하도록 할께요. 오히려 제보 해 주세요. 부정이 있으면 뿌리 뽑아야죠. 길드장 : 하이고 사람사는게 다 그렇치모, 나보고 쁘락치 하라 하십니까 도와는 안주고? 나 : 아이코 아닙니다. 그런 말은 아니구요. 제가 잘 모르니 게임 잘 서비스 할 수 있도록 도움 달라는 말씀 입니다. 나쁜건 빠르게 처리하고 서로 즐겁게 게임 할 수 있게 해야지요, 그렇게 해야 좋아하시는 게임 더 오래 즐겁게 하실 수 있지요. 길드장 : 마 그럼 됐습니다. 그렇게 생각하시면, 뭐 담에 또 차차 기회되면 자주 뵙고 우리 좋은 게임 오래 할 수 있도록 해 보입시다. 적당한 농담과 적당한 게임 이야기들 상대 길드에 대한 험담과 레이드에 대한 의견들, 이런 저런 얘기들이 마저 더 오가고, 적절한 담배 타임이 되었다. 쫄래 쫄래 담배를 피러 나가니, 길드장이 은근히 쫓아와 한쪽으로 날 끌고 간다. 길드장 : 내 다른 사람은 다 빼고, 나랑 우리 부길드장이랑 영자님이랑 셋이 어디 좋은데(?) 가입시다 내 그럼 시원하게 한번 쏠게. 이 끈질긴 사람 같으니라고, 진짜 끈적한 유혹인게 눈에 보인다. 여기서 넘가면 돌이킬 수 없는 강을 건너는게 되겠지. 머리 속에서 싸이랜이 울린다. 나 : 저는 잘 몰라서요. 죄송합니다 길드장님. 내일 회사도 출근해야 되서요. 길드원들이랑 좋은 시간 보내시고, 더 얘기하시면 저 바로 집에 가겠습니다 길드장 : 하 우리 영자님 청렴 결백 하네! 네 알겠습니다. 더 얘기 안 할께요. . 이후 다시 술자리로 돌아가 몇잔을 더 먹고 길드원들에게 인사하고 도망치듯 집으로 돌아왔다. 주말을 보내고 그 다음주 월요일날 출근하기까지 혹시나, 금요일날 있었던 길드와 나의 얘기가 회사 게시판이나, 커뮤니티에 올라 오지 않을까 하는 마음에 주말 내내 게시판을 살펴 봤지만 다행히 아무런 얘기도 올라 오지 않았다. 월요일 출근하자마자 쪼르르 팀장이와서 물어 본다. 팀장 : 뭐 어떻게 일은 잘 마무리 했냐 그사람들하고 밥은 잘 먹고? 나 : 네 다른 일없이 밥만 잘 먹고 혹시 몰라서, 제가 먹은 밥은 제가 산다고 했더니…..중략…… 담배한대 피고 가자 하고 안간다 하고….중략….그렇게 해서 집에 잘 갔습니다. 팀장 : 그래 잘 했다. 이제 들어 온지 얼마 되지도 않은 애를 그런데 보내서 내내 찜찜했고 그래도 너 믿으니까 잘 해 줄거라 생각했다. 그리고, 거기 룸(!) 안간건 진짜 잘했다. 종잡을 수 없는 사람이다. 이렇게 말하면 또 나쁜 사람 같지 않고, 귀찮은일 다 다른 애들 한테 넘기고 처세술만 뛰어난 사람 같지도 않고, 알수 없음이다. 팀장과의 면담(?)이 끝나자 연차로 도망친 사수가 날 끌고 담배를 피러간다. 사수놈 : 그래 잘 했냐? 별다른 얘기는 없어고? 나 : 연차로 가셨으면서 그렇게 물어 보시면 맨입으로 말씀을 드릴 수 없습니다. 사수놈 : 야. 이게 아주 능글맞아가지고 내가 알고 연차갔냐 하다 보니 그렇게 됐지. 그래도 내가 다 인수 인계 얘기하고 갔잖아. 우성님한테도 잘 얘기하고 가고. 나 : 우성님 진짜 잘 하시던데요. 존경 스럽습니다. 흠. 흠. 사수놈 : 뭐 뭐. 나랑 비교한다고? 해봐 글로 보내줘? 원하면 보내 줄께. 내가 니 눈치 봐서 연차도 못쓰냐 것도 이미 정해진 연찬데? 나 : 밥 사주시면 입 다물 겠습니다. 사수놈 : 그래 알았다 밥 사주께 걔네들이랑 별일은 없었지. 나 : 네 별일 없었어요. 대충 팀장한테 한 얘기 Ctrl+C + Ctrl+V… 중략 사수놈 : 그래 잘 했다. 담에는 나랑 같이 들어가자 이번엔 진짜 연차때문에 어쩔 수 없었고. 나 : 넵 알겠습니다. 오늘 점심 사주세요. 넘기지 마시고. 사수놈 : 그래 알았다. 라쇼몽 효과라는 것이 있다. 일본영화에서 비롯한 말인데. 같은 사건을 여러 사람이 동시에 겪었었도 그 사건을 받아드리고 증언하는 것은 각자의 상황과 입장에 따라 다르게 기록 될 수 있다는 얘기다. 인간은 평면적이지 않다. 입체적이며, 생동하며, 다변한다..

출처

  • 클리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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