밖에서 관찰하는 외국인(중국인 아님)의 시각에서 하는 말이니 화내지 마세요.
제게는 사태의 본질이 권력갈등이 아닌 대통령 조기레임덕으로 보입니다.
이재명 정권 내부를 격렬하게 뒤흔들고 있는 조기 레임덕 현상의 흐름을 요약해 보겠습니다.
대통령이 공약했던 검찰개혁의 기묘한 후퇴가 균열의 단초를 제공한 것으로 보입니다.
‘기묘한’이라는 단어를 쓴 이유는 보완수사권에 대한 대통령의 입장이 ‘기묘하기’ 때문입니다.
이 후퇴를 대통령의 의지부족이나 변심으로 해석하지는 않습니다.
미국과 강력한 국내 사법인맥이라는 두 종류의 절대권력이 행사하는 위협과 압박 속에서 국정마비를 막기 위해 선택한 고육지책, 즉 전략적 일보 후퇴에 가깝다고 봅니다.
미국은 한국의 사법권력 체계가 급격히 해체되는 것을 원치 않습니다.
미국의 시각에서 볼 때, 검찰이라는 강력한 중앙집중식 사법통제수단은 한국 내 친미권력의 안정적 현상유지를 위한 매우 유용한 보루이기 때문에 그렇습니다.
검찰수사권 폐지문제가 제기될때마다 OECD 의 WGB를 동원해서 두 번 이나 서신을 보낸 행위도 여기에 관련되어 있죠. (트럼프 개인은 이런 말 알아듣지도 못하고 관심도 없겠지만, 미국의 시스템은 다릅니다)
미국을 뒷배로 한 한국 안 사법권력과의 정면충돌이 가져올 국정마비와 대외 신인도 추락을 피하기 위해, 대통령은 결국 실리적인 후퇴를 선택할 수밖에 없었을 것 입니다.
근데 그 후퇴의 방식이 좀 짜쳤습니다.
이재명 대통령은 미국과 국내 사법카르텔 권력의 압박을 그대로 수용하며 굴복하는 대신, 정권의 생존과 타협을 위한 독자적인 카드를 던졌던 것으로 보입니다.
그것이 바로 '공소취소'라는 거래의 숟가락일 거라고 봅니다.
검찰의 무리한 기소나 과거 정권의 유산들을 정리하는 과정에서 공소권 취소라는 사법적 카드를 조율하며, 정권은 거대 외부권력과의 파국을 피하고 숨통을 틔울 정치적 거래를 성립시켰다는 합리적 의심이 고개를 드는 이유입니다.
근데 저는 공소취소 거래를 별로 중요하게 보지 않습니다.
그보다 백배는 더 치명적인 본질적인 실책은 그 다음에 이어졌습니다.
잘 들어보세요.
문제는 핵심 개혁과제에서 전략적 후퇴를 감행한 대통령이 직면하게 될 정치적 정당성의 공백이었습니다.
지지층의 강력한 열망이었던 검찰권력 해체가 유예되자, 정권은 시선을 외부가 아닌 내부로 돌려야만 했습니다.
지지층을 결집하고 개혁 동력의 상실을 보상해 줄 새로운 정치적 희생양,
즉 좀 더 만만한 새 공격 목표물이 시급하게 필요했던 것 입니다.
뜬금없이 전장의 인질로 대신 끌려 나온 것이 바로 다주택자와 부동산 투기세력이었습니다.
이미 부동산 시장의 환경변화로 시장 내에서 영향력이나 존재감이 미미해진 이들을 정권은 다시금 거대한 악 으로 규정했습니다.
거대 권력 주체들과의 타협을 감추기 위해, 이미 무력해진 가상의 적을 상대로 요란한 때려잡기 쇼를 벌이다가 이 난리를 초래했다는게 제 합리적인 추론입니다.
보셨다시피 결과는 참담했습니다.
시장의 실제구조와 흐름을 무시한 채 시장부작용 분석조차 생략하고 일관한 부동산 강공 드라이브는 시장에 극심한 대혼란을 초래했습니다.
허깨비같은 가상의 투기세력을 향해 주먹을 날렸는데, 그 주먹은 투기세력이 아니라 엉뚱하게도 애꿎은 무주택 세입자들의 주거안정을 강타했고, 이게 민심의 차가운 이반으로 이어졌습니다.
지방선거에서의 황당한 패배는 타협을 가리기 위해 부동산 시장을 정치적 제물로 삼은 전략적 패착이 받아 든 필연적인 결과라는 게 제 생각입니다.
앞에서도 말했지만, 저는 강대한 세력의 압박에 밀려 내린 대통령의 전략적 후퇴 자체를 무조건 비난하지는 않습니다.
통치권자로서 국정마비를 막기 위한 고독한 결단이었을 수 있거든요.
무슨 이유에서인지 거의 말들을 안 하지만, 이재명 대통령이 후퇴한 사건 하나 또 있죠.
바로 김건희 일가의 마약비즈니스 의혹과 74kg의 메스암페타민 반입사건에 대한 수사가 그것입니다.
이야기가 잠시 경상남도 사천시(삼천포)로 빠지지만 마약수사 잠깐 언급하고 넘어가죠.
이 수사가 동력을 잃고 사실상 고사한 배경에는, 사건의 규모와 파장이 대한민국 사법체계와 국가 시스템 전체를 마비시킬 정도로 너무나 비대하기 때문이었을 것이라는 합리적 의심이 강하게 든다는 점에서 검찰개혁 후퇴와 본질상 비슷합니다.
사건의 성격상 이 사건 수사에는 미국 DEA가 개입할 수 밖에 없습니다. 그 많은 양의 마약 행선지는 최종적으로 미국이 될 수 밖에 없기 때문입니다. 미국은 마약에 관한한 주권도 국경도 인정하지 않는 나라입니다.
전임 대통령 처가의 반국가적 이권과 국가 공조직의 범죄연루의혹이 기괴하게 얽혀 있는 마약 카르텔의 판도라 상자가 열릴 경우, 감당해야 할 외교적, 정치적, 사회적 후폭풍이 현 정부의 통제 범위를 넘어선다고 판단했을 가능성이 높죠.
결국 국가 시스템의 붕괴를 막는다는 초당적 이해관계 속에서 이재명 정부 역시 사건을 적당한 선에서 봉인하고 관리하는 묵인의 스탠스를 취한 것 아니냐는 뼈아픈 지적을 피할 수 없습니다.
주 개혁대상이 갑자기 사법권력카르텔에서 만만해 보이는 부동산 투기세력으로 바뀐 배경 역시 같은 맥락으로 해석한다는 설명을 쉽게 하기 위해 마약수사의 사례를 가져 와 보았습니다.
어쨌든, 본 주제로 다시 돌아와서,,
후퇴를 가리기 위해 국내 부동산 시장과 국민의 삶을 가상 적대화하는 정치를 펼친 것은 변명의 여지가 없는 실책 중 실책이었습니다.
제가 지난 번에 지방선거 실패 책임이 대통령에게 있다고 한 말을 농담으로 알아듣는 분이 많아서 오늘은 좀 직설적으로 풀어서 제 견해를 이야기해 보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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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통령께서 허공을 향해 날린 주먹을 대신 맞고 미증유의 대혼란에 빠져있을 서울과 수도권 무주택자들분들께 위로와 연대의 메시지를 전하며,
이 늦은 밤(한국시간) 음악편지 한 장 띄웁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