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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용범 '고금리·고물가·고환율은 '성공의 비용'…위기 아닌 도약 마찰음'

김용범 "고금리·고물가·고환율, 위기전조 아닌 도약의 마찰음" | 연합뉴스 "韓경제도약의 성공비용…마찰음을 위기신호로 오독할 때 혼란 생겨" "부동산, 가장 단호히 대응…구조적 수요관리 대책, 공급과 병행돼야" 김용범 "고금리·고물가·고환율은 '성공의 비용'…위기 아닌 도약 마찰음" | 뉴스1 "韓 명목성장률 10% 진입…저성장 벗어나 새 균형점 모색" 집값·물가는 관리 강조…"부동산 쏠림, 도약 국면 흔들 수 있어" 김용범 "고금리·고물가·고환율은 '성공의 비용'…위기 전조 아냐" | 한국경제 "마찰음을 위기신호로 오독할 때 혼란 생겨" "고환율, 외국인 매도 위한 환전 수요 때문" "부동산은 수요 관리와 공급 정책 병행돼야" 김용범 청와대 정책실장 메시지: <성공의 비용> 요즘 한국경제를 보는 시각이 혼란스럽다. 기업실적은 사상 최고치를 경신하고 수출은 넘쳐나는데, 금리는 오르고 환율은 불안하고 집값은 다시 들썩인다. 언뜻 모순처럼 보이는 이 현상들이 동시에 전개되면서 시장과 여론은 위기의 징후를 찾기에 바쁘다. 그러나 혼란의 근원은 경제 자체가 아니라 경제를 바라보는 인식의 틀에 있다. 우리의 준거가 여전히 이전 시대에 고착돼 있기 때문이다. 금년 한국경제는 물가상승분을 포함한 명목성장률이 10%에 육박하는 국면에 진입하고 있다. 반도체·AI 분야의 기업실적 폭발이 교역조건을 개선하고 수출단가를 끌어올리면서 기업이익, 임금, 자산가격이 동반 상승하는 흐름이 형성됐다. 가계소득이 증가하고 세수가 확충되며 국가부채비율이 자연스럽게 낮아지는 선순환이 작동하고 있다. 경제 전반의 가격체계가 한 단계 상향 조정되는 것은 그 자체로 부정적 현상이 아니다. 오히려 장기간 저성장·저물가에 익숙해진 한국경제가 새로운 균형점을 모색하는 과정으로 볼 수 있다. 여기에 중동전쟁발 물가상승과 주요 선진국의 재정불안이 가세하면서 고금리 환경이 한층 강화됐다. 결국 오늘의 고금리·고물가·고환율은 한국경제가 새로운 차원으로 도약하는 과정에서 불가피하게 수반되는 성공의 비용이다. 위기의 전조가 아니라 도약의 마찰음인 셈이다. 혼란은 이 마찰음을 위기 신호로 오독할 때 생긴다. 환율이 대표적이다. 현재의 원화 약세는 외환위기 당시와 같이 외화부족에서 비롯된 것이 아니다. 금년 중 코스피가 70% 이상 급등하면서 외국인 보유 국내주식 평가액이 작년 말 1,300조원에서 최근 2,600조원으로 두 배가 됐다. 이 막대한 평가차익을  일부 회수하는 과정에서 금년 누적 110조원을 상회하는 전례없는 외국인 매도세가 나타났고, 그 환전 수요가 환율을 밀어올렸다. 반면 경상수지는 사상 최대 흑자를 기록하고 있고 외화자금시장은 안정적이다. 한국경제의 취약성이 아니라 성공이 만들어낸 역설적 현상이다. 지금은 환율 수준 자체보다 외화자금의 수급 흐름과 유동성 지표를 중심으로 상황을 판단해야 할 때다. 그렇다고 환율 상승을 수수방관하겠다는 의미가 아니다. 과도한 쏠림과 변동성은 적극적으로 관리해 나갈 것이다. 금리 흐름 역시 안이하게 볼 사안은 아니다. 최근 금리 상승은 유가발 글로벌 인플레이션 우려, 주요국 통화정책의 긴축적 전환 가능성, 성장률·물가 전망 상향에 따른 기준금리 인상 기대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결과로 볼 수 있다. 특히 우리의 경우 인플레이션 우려에 더해 성장 흐름도 견조하게 나타나면서 금리 상승 속도도 가팔라지고 있다. 경제 전반의 가격체계가 올라간 만큼 금리가 과거처럼 빠르게 안정되기 어려운 환경도 형성되고 있다. 중요한 것은 금리 수준 자체보다 상승 속도와 변동성이다. 가계부채 부담이 큰 경제에서 급격한 금리 상승은 취약계층의 이자 부담과 금융불안을 빠르게 키울 수밖에 없다. 금리 상승 압력을 무조건 억누르는 접근도, 반대로 고금리를 방치하는 접근도 모두 위험하다. 지금 필요한 것은 시장금리가 경제 펀더멘털을 과도하게 앞서가지 않도록 관리하면서 충격이 취약부문에 집중되지 않게 만드는 일이다. 물가 또한 예사롭지 않다. 중동전쟁으로 촉발된 유가 상승은 각국에서 에너지·식품·물류 전반에 걸쳐 비용 압력을 가중시키고 있다. 공급충격에서 비롯된 물가상승은 통화정책만으로 제어하기 어렵고 단기간에 해소되기도 어렵다. 중동 정세가 장기화될수록 그 부담은 서민 생활로 고스란히 전가된다. 에너지 가격 안정조치, 담합 등 불공정 시장구조 개혁, 취약계층 바우처 지원, 비축물량 탄력 조정 등 가용한 정책수단을 총동원하는 비상한 대응이 요구된다. 물가 문제만큼은 시장 기능에만 의존하는 것으로는 역부족이다. 부동산은 정부가 가장 단호하게 대응해야 할 영역이다. 명목성장률 상승, 자산시장 동조화, 입주물량 급감이 삼중으로 맞물리면서 집값 상승 압력이 다시 누적되고 있다. 자본이 고가 부동산으로 쏠릴 경우, 한국경제가 진입한 새로운 도약의 국면 자체가 흔들릴 수 있다. 공급 확대는 필요하지만 그것만으로는 충분하지 않다. 투기적 수요를 억제하고 부동산으로의 자본 쏠림을 차단하는 구조적 수요관리 대책이 공급 정책과 함께 병행돼야 한다. 정부는 시장보다 더 빠르고 강하게 움직여야 한다. 대외건전성에 대한 인식도 재정립이 필요하다. 순대외금융자산이 빠르게 축소되고 있다. 외국인이 한국에 투자한 자산가치가 내국인의 해외투자자산보다 훨씬 빠르게 증가하고 있기 때문이다. 그 원인이 외채 급증이나 경상수지 악화가 아니라 한국 증시의 성공적 도약에 있다는 점은 분명 다행스러운 일이다. 그러나 원인이 긍정적이라고 해서 리스크까지 소멸하는 것은 아니다. 외국인 보유 국내자산이 전례 없는 규모로 팽창한 만큼, 향후 글로벌 환경 변화나 리밸런싱 과정에서 자금이 일시에 이동할 경우 외환·금융시장에 상당한 충격이 가해질 수 있다. 외환보유액은 8년째 4천억달러대에 정체돼 있고, 원화 국제화로 자금이동의 속도와 규모는 앞으로 더 커질 전망이다. 순자산 규모나 환율 레벨보다 경상흑자의 지속성과 외화자금시장의 안정성을 핵심 관리지표로 삼는 한편, 외환보유액 확충과 유동성 안전판 구축을 새로운 정책 과제로 본격 추진해야 할 시점이다. 아울러 외국인 자금 변동성에 대한 가장 구조적인 완충은 내국인의 국내주식 보유 비중을 높이는 것이다. 퇴직연금 활성화, 청년형 ISA 등 주식보유에 대한 정책 인센티브를 확대하는 것이 단순한 자본시장 육성 차원을 넘어 대외건전성 관리의 핵심 수단이라는 인식이 필요한 시점이다. 한국경제가 새로운 차원에 진입했다면 이를 바라보는 인식의 틀도 함께 진화해야 한다. 구시대의 문법으로 신시대를 해독하려 하면 보이는 것도 놓치고 대응도 어긋난다. 지금 필요한 것은 불안을 잠재우는 해설이 아니라 달라진 현실을 달라진 눈으로 직시하는 안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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