복수 중독자
그땐 내가 마케팅 일을 다시 하게 될 줄은 상상도 못했다.
강남 테헤란로 한복판의 칼날 같은 빌딩에서 문을 박차고 나올 때,
나는 무척이나 도전적이었다.
노력하면 다 이룰 수 있을 것 같았고
자기개발은 숨쉬는 것과 같았으며
상위권이란 말로는 만족스럽지 않았고
늘 무언가를 배출하는 과잉된 에너지가 들끓고 있었다.
어쩌다 이렇게 흘러오게 된걸까.
선배의 오래된 차 조수석에 앉아
덜컹거리는 진동을 느끼고 있으면
내 미래 역시 머지않아 어딘가 망가질 것 같다는 생각이 들곤 했다.
그날도 우리는 차 안에서 말이 없었다.
처음 그를 만났을 땐
그가 무척이나 매너있는 사람이라 생각했다.
어쩌면
지나치게 배려하는 척하는 사람이라 느꼈는지도 모른다.
일반적인 회사의 40대 직장인들과는 어딘가 달랐다.
권위의식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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