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는 머리 커트를 할 때 동네 미용실 한 곳만 골라서 갑니다. 매번 거기에서 머리를 자르니 거기 실장님도 제 스타일을 이제 잘 알고 편하거든요.
근데 그 미용실에서 주기적으로 멤버십 가입 이벤트를 합니다. 100만 원 충전을 하는 게 가장 높은 VIP 멤버십인데, VIP 멤버십은 모든 커트나 클리닉에 대해 20% 할인을 해주고, 또 거기에다가 지정 디자이너에게 쓸 수 있는 20% 추가 포인트도 줍니다.
즉 사실상 150만 원 가량의 미용을 100만 원에 할 수 있죠.
당장 현금흐름에 문제가 있는 게 아니라면 무조건 미리 충전해 두고 그 멤버십으로 쓰는 게 이득이라고 생각하고 100만 원 충전을 지금까지 두 번이나 했습니다.
그런데 생각해 보니 이게 미용실이 굉장히 수학적으로 잘 짜놓은 함정이라는 걸 깨달았습니다.
결론 먼저 말하면 정가 주고 하는 게 이득입니다. 왜 멤버십이 함정이냐 하면, 만약 100만 원을 미리 충전해둔다면 그걸 얼마나 오랜 기간 동안 쓸까요?
저는 커트 비용이 남성 커트 20,000원인데 16,000원에 할 수 있습니다. 아내는 거의 미용실에 안 가지만 진짜 아주아주 가끔 한 번씩 기분 내고 싶을 때 가서 10만 원 넘는 펌을 합니다.
그래서 다 쓰는 데 보통 4-6년 정도가 걸리더군요.
근데 100만 원을 VOO나 QQQ 같은 미국 인덱스 펀드에 넣어둔다면 어떨까요.
보수적인 VOO를 기준으로 잡아도 세금 떼고 연간 평균 수익률이 10% 정도입니다.
한편 미용실 멤버십 구입으로 절약할 수 있는 이익 비율은 그 멤버십 금액을 얼마 동안의 기간 동안 쓸 수 있는지에 따라 다릅니다.
1년 만에 다 쓰면 미용실의 연환산 이득은 무려 50%에 달합니다. 100만 원으로 150만 원어치를 쓸 수 있으니까요.
근데 2년은 22.5%
3년은 14.5%
4년은 10.7%
5년은 8.45%가 됩니다.
즉 미용실 멤버십 가입해놓고 5년에 걸쳐 쓰면 실질적인 연간 할인은 8.45%가 되는 건데요, VOO의 수익률보다도 낮습니다.
차라리 남는 돈은 미국 VOO에 묻어두고 미용실은 정가에 이용하는 게 훨씬 이득이라는 거죠. 게다가 미용실은 폐업 시 이 멤버십 잔액을 다 돌려줄지조차 미지수입니다. 프랜차이즈 미용실이라고 해서 다 본사에서 책임지는 구조가 아니더군요.
그래서 저도 이제는 멤버십 가입 안하고 그냥 갈 때마다 정가로 커트 하기로 했습니다. 당장 돈이 나가는 느낌이 드니까 절제하는 것도 있고요.
하물며 100만 원 20% 할인 + 20만 원 추가도 아니고 50만 원이나 30만 원은 할인율도 낮고 포인트도 없는 경우도 있습니다. 이건 연 이익율이 더 적어지겠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