할아버지는 일제시대에 태어난 평범한 시민이자 소작농이었습니다
일제시대에는 어린이었고 그나마 소학교에 다녔다가
자의식이 생기는 청소년 시절에 625전쟁이 터져
가족과 친척들, 이웃이 죽어나가는 걸 눈으로 보고 겪었습니다
일자무식하면 농지 다 빼앗기고 계속 빌어먹겠다는 생각에
얼마 안되는 소 팔고 논밭 팔아
장남은 서울에 대학은 무조건 보내 집안을 일으키겠다 하셨죠
장남인 아버지는 58년 개띠로 태어나 기대에 부응하여
서울의 유명대학 공대에 갔습니다
아버지는 그 때의 여느 대학생처럼
박정희의 유신독재를 혐오하고 도서관 인근에서 친구들과 술에 취한채 욕하다가 개머리판으로 두드려맞고 유치장에 갔고,
아버지에게 1987이라는 영화는 기억을 되살리는 역사영화가 아니라 삼엄하고 잔인한 기억을 끄집어내는 불편한 영화였습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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