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는 지금 40대 중반입니다.
초등학교를 졸업하긴 했지만, 졸업하기 전까지만 해도 학교가 ‘국민학교’라고 불리던 시절을 겪은, 대충 그런 나이입니다. -_-
제가 제목을 왜 저렇게 지었냐 하면 사춘기, 또래 집단과의 연대, 그리고 교육의 심화가 갑자기 치고 올라오는 시기가 중학교라고 보기 때문입니다.
물론 요즘은 잘 모르겠습니다. 저는 자식도 없고, 제가 자란 곳도 시골이라 사교육이 거의 없던 환경이었거든요.
저는 고향이 완전 보수 코어라고 할 수 있는 경상북도 영주입니다. 박근혜 시절 우병우 때문에 좀 유명해진 곳이기도 하죠.
그런데 중학교 당시 사회 과목 시간에 선생님께서 5·18 희생자들과 관련된 영상이나 한겨레신문 자료 같은 것을 보여주셨습니다. 저는 희생자들이 어떻게 당했는지를 영상으로 보면서 큰 충격을 받았고 그날 점심시간에 밥을 잘 먹지 못했던 기억이 납니다.
돌이켜보면 그때가 제 기본적인 사회·정치, 가치관이 형성되는 하나의 트리거였던 것 같습니다.
물론 저는 원래 취향(?)이 약자와 소수자에 대한 존중과 배려가 중요하다고 생각하는 편이었고, 또 그것이 옳다고 교육으로 배웠습니다.
그 시절에는 “우리의 소원은 통일”을 부르고, “북한 친구들과 함께 놀고 싶다”고 말해도 아무도 빨갱이라고 하지 않았습니다.
제 기억으로는 아이들끼리도 ‘빨갱이’라는 말을 쓰지 않았던 것 같습니다.
그 이후로 저는 운동권은 아니었지만, 대체로 한국에서 ‘진보’라고 불리는 성향을 유지해왔던 것 같습니다.
2000년대 초반 클리앙에 가입한 뒤로도, 클리앙의 대세적인 분위기와 제 생각은 대체로 비슷했습니다.
아무튼 제가 어릴 때는 인터넷도 거의 하지 않았고, SNS도 없던 시절이었습니다. 그만큼 학교 교육의 역할이 컸다고 생각합니다.
그런데 요즘은 거짓 선동과 팩트, 역사가 같은 선상에서 비슷한 가치의 컨텐츠로 취급되고
사람들은 그중에서 자신에게 맞는 것을 취사선택합니다. 알고리즘은 다시 그 선택을 강화하고, 결국 확증편향을 더 깊게 만들죠.
세대 갈라치기 글은 절대 아닙니다.
파피루스에도 “요즘 젊은이들은 버릇없다”는 말이 있었다고 하듯, 역사는 어느 정도 도돌이표처럼 반복된다는 말도 맞다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지금은 확실히 다릅니다. 역사와 가치관 형성에서 SNS, 그리고 이제는 AI가 차지하는 비중이 너무 커졌습니다.
얘들은 원래 존재하던게 아닌 갑툭튀니까요.
‘팩트’나 ‘근거’가 각자에게 퍼스널라이징되는 시대라면, 이것을 단순한 도돌이표라고만 보기는 어려운 것 같습니다.
지금 글로벌 극우화도 이런 특이점을 방증한다고 봐야죠.
빌드업이 다소 긴 뻘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