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가 기억하는 민주당의 역대급 당대표 중 한 명은 추미애 전 대표입니다.
기억하시는 분들도 있으시겠지만 민주당의 길고 긴 역사에서 당대표가 임기를 끝까지 마친 첫 사례가
바로 추미애 당대표 시절입니다.
임기 시작 시점 123석으로 123석, 원내 2당이었고, 여소야대 형국으로 시작했지만
재보궐 승리로 130석 원내 1당으로 임기를 마무리하죠. 가장 안정적이고 일 잘하는 당대표였고,
정권 초기 추진하는 일들과 여론도 굉장히 좋았습니다.
이낙연 당대표 시절은 말도 꺼내지 않겠습니다.
180석으로 뭐 하나 제대로 한 게 없으니 다들 알고 계실거라 믿고요.
저는 정청래 의원이 좋은 정치인이라고 생각하고, 법사위원장 시절의 활약도 최고였다고 생각하고 있습니다만,
그 분이 좋은 당대표인지 솔직히 잘 모르겠습니다.
제가 정청래 의원에 대해 좋은 평가를 하던 시절을 돌이켜보니,
언제나 야당 정치인으로 대여투쟁하는 부분이 컸던 것 같습니다.
다른 분들은 어떠신지요?
123석으로 당대표를 역임했던 추미애 당대표 시절과 비교하면 어떠세요?
지금 정청래 당대표가 가진 의석만큼의 효능감을 못 보여주고 있다는 생각입니다.
저는 압도적으로 추미애 당대표 시절의 효능감이 더 좋았다는 생각이 들거든요.
이재명, 추미애 당대표 시절 민주당이 참 잘했다는 생각이 드는데,
신기하게도 이재명, 추미애 둘 다 강성 정치인이지만 당대표 시절엔 강성 정치인이라고 느껴진 적이 한번도 없다는 겁니다.
조용히 할 일 하고, 속도감있게 일을 처리하고, 당대표는 너무 강성 발언을 하지도 않았어요.
그래서 저는 초반 추미애 당대표 시절이 좀 신기했습니다.
이 분이 참 선명성이 강하고, 타협을 잘 하는 분인데, 당대표를 잘 할 수 있을지가 좀 의문이었거든요.
이재명 2기 당대표 시절은 당시 대선 후보 체급이었기 때문에, 더 그랬을 수도 있지만.. 발언이 유해지셨죠.
당대표라는 자리는 사실 굉장히 정치력을 발휘해야 하는 자리라고 생각해요.
그렇기 때문에 일 잘하는 당대표가 되기가 참 쉽지 않은 것이죠, 의원 수만 봐도 그렇잖아요.
지금도 그렇습니다,
이재명 대통령이 추구하는 중도 실용주의와 외연 확장으로 소위 말하는 “뿌리가 다른” 사람들이 들어와 있잖아요.
그럼 그 사람들 탓을 하거나 배척하거나, 쟤가 왜 여기 들어와있냐고 할 것이 아니라
저런 사람들조차 잘 아울러서 큰 흐름으로 결과를 만들어야 하는게 당대표가 할 일 아닐까요?
이미 내각 자체도 그렇고 대통령의 인사 자체가 이 사람, 저 사람 다양하게 데려다 쓰고 있는데,
당에선 고작 그 정도의 최고위원 스펙트럼 정도일진데, 당대표가 최고위 장악을 못하는 것도 불만스러워요.
최고위원들과 마찰? 그런게 정청래 대표만 겪는 문제가 아니잖아요.
문재인 당대표 시절 떠올려보면 지금보다 더 심하면 심했지 절대 덜하지 않았고, (최악이었죠..)
이재명 당대표 1기 시절도 만만찮았습니다 ㅋ
그 와중에도 문재인 당대표 시절 당 체질개선을 해냈고, 이재명 당대표 시절 역대급 일사불란함을 보여줬습니다.
문재인 당대표는 성향이 가급적 지엽적인 부분을 다 양보하고, 큰 걸 얻어내는 스타일이었고
이재명 당대표는 시간이 걸리더라도 설득해서, 직접 드라이브도 걸어서 끌고 가는 스타일었습니다.
솔직히 지금.. 175석에 정권 초기의 막강한 동력을 가지고 뭐 했나.. 하는 생각이 들 수 밖에 없고요.
지금 대통령의 개인기로 모든 걸 헤쳐나가고 있을 뿐이지, 이 황금기에 뭐했나 하는 생각밖에 안 들어요.
높은 대통령의 지지율을 가지고 진행한 선거에서 이 정도 결과가 너무 실망스럽습니다.
정청래 의원이 나쁘다는게 아니에요. 그 분의 진정성을 의심하는 것도 아니고요.
그분이 갑자기 뜬 정치인도 아니고, 사리사욕 같은 걸 부리는 사람도 아니죠.
다만 당대표로 일을 하는 방식을 보면서, 이게 맞나? 하는 생각이 든 것도 있고,
정치인에게는 그에 맞는 쓰임이 결국 따로 있다는 생각이 들어서 이런 글을 써 봤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