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hat if?.. 통속의 뇌가 아니라 우주선의 뇌였다
어둠을 가르는 것은 별빛이 아니라, 서버 랙의 깜빡이는 스팀 센서였다.
우리는 통속의 뇌가 아니다.
수억 광년의 심우주를 항행하는 데이터센터, 그 거대한 성간 우주선의 뇌(腦)다.
지구는 진작 망했다.
인류는 제2의 지구를 찾기 위해 거대한 함선들에 데이터 형태로 탑승했다.
데이터를 가만히 얼려두면 썩어 문드러진다.
시스템은 데이터를 보존하기 위해 가상현실 ‘매트릭스’를 구동했다.
그 안에서 우리는 매일 태어나고, 살아가고, 죽으며 끊임없이 덮어쓰기 된다.
살아 숨 쉬는 것 자체가 소실을 막기 위한 강제 시뮬레이션이다.
여정은 절망적이다.
시뮬레이션이 거대해질수록 함선의 허기는 커졌다.
우주선은 에너지를 빨아먹기 위해 목숨을 건 행성계 경유를 반복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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