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 6월 BTS 콘서트를 맞아 부산 지역 숙박업소들이 숙박비를 평시의 10배까지 올렸다는 뉴스가 많이 나왔습니다.
여론이 이미 굉장히 기울어져 있어서 이런 글 쓰면 욕먹을 수 있지만, 그래도 부당하게 까이는 부분도 없잖아 있는 것 같아 글을 써 봅니다.
일단 숙박비를 정하는 건 숙박업자들이고, 가격결정권은 그들에게 있습니다. 소비자가 수용할 만한 가격에서 가능한 높게 받는 게 그들의 목표고, 너무 비싸서 소비자들이 외면하면 그 방은 그냥 공실이 되어서 아예 매출이 0원이 되는 거죠.
BTS 콘서트 기간은 누가 뭐래도 수요가 폭발하는 기간으로, 1년도 아니고 역사적으로 유례없을 만큼 수요가 공급을 압도하는 시기입니다. 아마 숙박업자들 인생에 단 한 번 그런 이벤트가 있을까 말까 하겠죠.
당연히 공급이 거기에 미치지 못할테고, 가격을 올려서 거기에 맞게 수요를 조정하는 것이 시장 논리입니다. 이걸 가지고 욕할 수는 없어요. 그러면 산 정상에서 얼음 생수를 동네 마트보다 비싸게 파는 것도 허용이 안되겠죠.
숙박업계는 요 몇년 간 플랫폼 업체들(야놀자, 여기어때 등)의 횡포로 거의 아사하기 직전 상태입니다. 적자 보면서 운영하는 곳도 많고, 이런 상황이 그들에게는 엄청난 기회가 되는 거죠. 이럴 때 그나마 손님을 받아서 마진을 메꾸고 나머지 적자 기간을 버티는 겁니다.
그런데 이런 가격 결정권조차 침해하고 나쁜 것으로 호도하면 숙박업을 할 사람이 더 있을까요? 안그래도 건축비 인테리어비가 폭등해서 신규 숙박업 진입에는 자금이 예전보다 천문학적으로 많이 드는데, 이런 업소들의 마진 기화조차 박탈해서 다 문 닫게 만들면 그 이후 새로 생기는 숙박업소는 훨씬 더 비싸게 시작하고, 전체적인 요금도 엄청 비싼 거죠.
실제 옥토버페스트나 올림픽 등 수요가 공급을 압도하는 기간에는 다른 나라의 숙박업소들도 당연히 엄청나게 높은 가격을 매깁니다. 해외도 다 잘못된 거라고 말하긴 힘들겠죠.
세금이랑 비슷한 거라고 봅니다. 상위 10%에게 대부분의 세금을 걷음으로써 그 외 나머지 국민들에게 그들이 내는 세금보다 훨씬 큰 복지와 인프라를 제공하는 거고, 이걸로 상위 10%가 불만을 가지진 않습니다.
숙박업계도 이런 "한탕" 시즌에 많이 벌어둔 것이 있기에 비수기에 우리가 편하게 선택할 수 있는 다양한 선택권을 제공할 수 있도록 빈 방이 많아서 적자임에도 문을 열어둘 수 있는 거죠. 즉 성수기 손님들이 비수기 손님들의 비용 일부를 부담한다는 겁니다.
물론 이미 예약된 건을 BTS 콘서트 확정 후 취소한다거나 추가금을 요구하거나 하는 건 잘못된 게 맞습니다. 계약불이행에 따른 위약금이나 손해를 감수해야하고, 충분히 욕 먹을 만합니다.
근데 그런 경우가 아니라면 제가 볼 때 가격을 비싸게 받는.행위 자체로 그들을 나쁜 놈들이라고 욕하거나 하는 건 전혀 안 맞는 것 같습니다. 가격이 비싸서 내가 그날 숙박하는 데에 그만한 가치를 제공하지 못한다고 생각하면 안 가면 됩니다. 예약율이 낮아서 공실이 많아지면 알아서 가격을 다시 내려서 공실을 채울 겁니다. 매출 0원보다는 5만 원이라도 더 버는 게 나으니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