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선거 전후 이야기를 나눈, '부동산 때문에' 오세훈을 찍은 지인들의 심리를 정리해 보았습니다.
집을 바라보는 생각, 인생에 있어 서울에서의 삶에 대한 priority가 굉장히 높다는 특징이 있습니다.
(주의!) 모든 서울 시민이 해당되는 것은 아닙니다. 정원오를 택한 절반의 서울 시민이 존재합니다. 다만 서울 기저에 깔려 있는 부동산 관련 심리를 정리해서 공유하고자 글을 씁니다. 현상을 알아야 문제를 해결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저 역시 서울에 집 한칸 있지만 아래 생각들을 듣고 '이렇게까지?' 하고 깜짝 놀랐습니다.
1. 무주택자
- 집을 사기엔 집값이 너무 올랐습니다.
- 거기에 더해 전월세가 올랐습니다.
- 서울에 살지 못하는 것이 정신적으로 큰 고통인데, 경기도로 '밀려나는 것'을 원치 않습니다.
- 임대도 싫습니다. 그건 '내 집' 이 아니니까요.
- 오세훈이 공급을 한다고 합니다.
- 내가 서울시 내에 집을 소유할 가능성이 열릴 것 같습니다.
- 사탕발림일것 같지만 민주당에 비해서는 소유의 가능성이 높아 보입니다.
2. 비 아파트 소유자(빌라, 다가구)
- 지역 재개발 바라보며 몸테크 하는 중입니다.
- 빌라에서 계속 살기는 싫습니다. 인서울 대단지 아파트 살아보는게 큰 목표입니다.
- 몇 년째 구린 빌라촌에서 버티는 중인데 왠지 민주당이 되먼 재개발 엎어질것 같습니다.
- 오세훈은 사탕발림일것 같지만 민주당에 비해서는 재개발에 한발 더 가까울 것 같습니다.
3. 기존 아파트 소유자
(1주택)
- 아파트값이 올랐습니다.
- 그런데 주담대도 한참 남았는데 민주당이 되면 보유세를 더 떼 간다고 합니다.
- 실거주 1주택은 안 건드린다고 하는데 도통 믿을 수가 없습니다.
- 비싸고 비용 많이 들면 팔고 타 지역으로 나가라고 합니다. 내가 잘못한것도 아닌데 집값 비싸다는 것 만으로 왜 그렇게 해야 하는 지 이해할 수 없습니다.
- 오세훈이 사탕발림일거 같지만 적어도 더 나빠지지는 않을 것 같습니다.
- (비싼 지역 한정) 정부 규제로 지금 사는 지역이 안 오르고 중위가격 부동산들이 올랐습니다. 내 지역 상승세가 정부때문에 꺾였습니다.(!)
(2주택, 미거주 1주택)
- 그냥 민주당은 내 재산 뜯어가는 도둑들입니다. 대출 갚을 게 한참 남았는데, 종부세니 보유세니 세금을 계속 뜯는다고 합니다. 오세훈이건 뭐건 민주당 엿먹이는 후보한테 투표합니다.
4. 서울 거주자의 자녀
- 토박이로 서울에서 십대 이십대를 보냈습니다.
- 그냥 익숙한 고향에 계속 살고 싶습니다.
- (소유자 자녀의 경우) 부모님 집 물려받고 싶습니다.
- 그런데 민주당이 되면 낯선 경기도로 나가서 살아야 한다고 합니다.
- 부모님 집을 물려받으려 해도 오른 집값에 맞춰서 세금을 엄청 내야 한다고 합니다.
- 오세훈이 사탕발림일거 같지만 민주당보다는 내가 부모님 집 물려받으면서 고향에서 살아갈 가능성이 높을 것 같습니다.
(아마 이게 우경화만으로는 설명되지 않는, 서울 지역 20대 30대 몰표의 큰 원인으로 보입니다. 타 지역, 부산이나 대구에 비해서도 서울이 튀었습니다.)
근본적으로는 '서울 외 지역에 살아도 실패하는 것이 아니다. 서울 밖에도 성공의 기회가 있다' 라는 것을 인정하지 않습니다.
이것을 듣고 그냥 '부동산에 미친 사람들', '악당들' 이라고 매도해서는 문제가 풀리지 않습니다. 때리기만 해서는 절대 생각을 바꾸지 않고 증오만이 쌓일 거라 봅니다. 서울 인구는 거의 천만명입니다. 이번에 오세훈을 택한 절반, 500만이면 전국 단위 선거에서 유의미한 것을 넘어 승패를 가를 수 있는 인구입니다. 단적으로 전라남북도 인구가 400만명 남짓이고 경상남북도 인구가 500만명 남짓입니다.
정말 어려운 문제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