솔직히 묻고 싶습니다
재개발에서의 분양가 상한제
정말 우리 민주 진보 진영이 좋아하는 정책인가요?
대체 왜 우리 민주 진보 세력이
서울 부동산을 누르려는 세력
시세 상승을 막으려는 세력
재개발을 안 해주려는 세력
조합원들의 이익을 최대한 깎으려는 세력으로
이미지가 굳어져 버렸는지
같은 진영을 지지해온 사람으로서도 납득하기 어렵습니다
먼저 분명히 해두겠습니다
분양가 상한제의 취지를 모르는 게 아닙니다
고분양가가 주변 시세까지 끌어올리는 걸 막고
무주택 서민의 내 집 마련 부담을 줄여주자는 선의 저도 압니다
그 마음 자체에는 공감합니다
하지만 정책은 선의가 아니라 결과로 평가받아야 합니다
재개발 현장에서 상한제가 실제로 어떻게 작동하는지 보십시오
일반분양가를 누르면 조합 수입이 줄고
그 부족분은 고스란히 조합원 분담금으로 전가됩니다
그런데 조합원이 전부 투기꾼입니까?
아닙니다 수십 년 그 동네에서 살아온 원주민
낡은 집 한 채가 전 재산인 고령자가 태반입니다
분담금이 수억씩 뛰면 이분들은 새 아파트 입주를 포기하고 현금청산으로 내몰립니다
평생 살던 동네에서 쫓겨나는 겁니다
원주민 재정착, 이거야말로 진보가 늘 외쳐온 가치 아니었습니까?
그런데 분양가 상한제는 정확히 그 반대의 결과를 만들고 있습니다
그럼 눌러놓은 분양가의 이익은 누구에게 갑니까?
무주택 서민 전체가 아닙니다
청약에 당첨된 극소수입니다
시세보다 몇 억 싸게 받아 그 차익을 통째로 가져가는
말 그대로 로또죠
청약 가점이 높다고 꼭 가장 어려운 사람인 것도 아닙니다
평범한 원주민들의 부담으로
운 좋은 소수에게 복권을 쥐여주는 구조
이게 어떻게 공익이고 어떻게 진보적인 정책입니까?
심지어 분양가 상한제를 하면
소득 많고, 무주택자인 청약 가점 높은
부자의 자녀들이 들어가서 불로소득 얻게 되는 경우가 많더군요
이게 공정한건가요?
저는 서울 시민들의 정당한 이익 보장을 찬성합니다
그게 맞다고 봅니다
투기가 문제면 투기를 잡으면 됩니다
왜 하필 그 부담을 특정 동네 조합원
그것도 평범한 원주민들에게만 떠넘기는 방식이어야 합니까?
이런 합리적인 문제 제기에까지
조합원 이기주의
집값 올리려는 수작이라는 딱지가 붙는 현실이 솔직히 충격적입니다
서울 시민들이 왜 보수화되는지 알 것 같습니다
집 한 채 가진 게 죄가 되는 듯한
정책과 언어가 계속되는데 표심이 어디로 가겠습니까
민주 진보가 정말 서민과 주거 안정을 위한다면
누르는 정치가 아니라 공급하고 보호하는 정치로 돌아와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그게 제가 지지해온 진보의 본모습이라 생각합니다
최근 서울 재개발로 인한 환희의 돌풍 속에서
기분 좋아하고 있는 지인 여러명을 근처에서 목도했는데
인간의 이기심이 어디까지 표출될 수 있는지 옆에서 지켜볼 수 있었습니다
저 진보적인 저 사람들 마저 곧 보수화 되겠구나, 이런 생각이 들더군요
옆에서 우리 조합원 분양가는 얼마고~~
저기 일반 분양가는 얼마고~
완공되면 시세 얼마 갈거고
5년 안에 얼마 갈거고~~
이런 거 얘기하면서 웃으며 얘기하더군요
결국 돈버는 얘기, 벼락부자되는 환상같은 얘기였습니다
그게 서울 보수화의 핵심이더군요
시세 상승을 누리고 싶고
세금은 안내고 싶어하는
그런 이기주의였답니다
저는 그런 이기주의 환영하고
인정해야 하고
그 욕망을 인정하는 범위 내에서 정책을 재설계해야 한다고 봅니다
민주 진보 진영은
인간의 이기주의와 욕망을 인정하는 선에서
정책을 재설계 하십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