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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당과 주변 사람들, 지지층을 보며 느끼는 위기감: 가치를 삶과 다시 연결해야 할 때

지난 글에서 좀 더 보강해서 많은 분들이 봐주셨으면 하는 심정으로 글을 씁니다. 박근혜 탄핵 무렵부터 민주당에 가입했고, 오랫동안 민주당을 지지해온 당원으로서 요즘 느끼는 위기감을 적어봅니다. 최근 지방선거 결과, 2030 세대에 대한 평가, 부동산 정책, 민주당의 향후 방향을 두고 여러 이야기가 오가고 있습니다. 그런데 민주당 지도부와 일부 코어 지지층의 반응을 보면 꽤 큰 걱정이 듭니다. 제가 느끼는 문제를 한 줄로 요약하면 이렇습니다. "민주당이 삶의 언어를 잃고, 가치의 언어와 진영의 언어 안에 갇히고 있는 것 아닌가." 물론 민주당이 가치의 정당이어서는 안 된다는 뜻은 아닙니다. 민주주의, 인권, 다양성, 평등, 사회적 약자 보호는 여전히 중요합니다. 민주당이 그런 가치를 버리면 민주당일 이유도 없다고 생각합니다. 다만 문제는, 그 가치들이 모든 유권자에게 가장 먼저 체감되는 문제였느냐는 것입니다. 미국 민주당이 트럼프에게 패배했던 흐름에서도 비슷한 장면이 있었다고 봅니다. 트럼프가 실제로 문제를 해결했느냐와 별개로, 적어도 그는 많은 유권자들이 듣고 싶어 하는 말을 해줬습니다. MAGA라는 구호는 단순한 구호가 아니라, 많은 사람들에게는 “내 삶이 예전보다 나빠졌다”, “기존 주류가 나를 대변하지 않는다”는 감정의 표현이었습니다. 반면 미국 민주당은 어느 순간 생활비, 일자리, 주거, 미래 불안 같은 체감 의제보다 가치와 반트럼프의 언어가 더 크게 들리게 된 측면이 있었습니다. 저는 지금 한국 민주당도 비슷한 위험에 빠지고 있다고 봅니다. 최근 선거 결과 이후 2030에 대해 “보수화됐다”, “일베화됐다”, “극우화됐다”는 식의 말이 많이 나옵니다. 심지어 “몽둥이를 들어야 한다”는 식의 표현까지 나옵니다. 저는 이런 태도가 앞으로 십수 년의 미래를 갉아먹는 큰 패착이 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물론 과거 국정원 사건도 있었고, 온라인 여론을 조직적으로 왜곡하려는 세력이 있었을 가능성도 있습니다. 하지만 설령 그런 작업이 있었다 하더라도, 그 여론이 세력화될 수 있었다는 것은 그 안에 일정한 공감대가 있었다는 뜻이기도 합니다. 조작만으로는 오래 지속되는 정치적 흐름을 만들기 어렵습니다. 결국 누군가의 불만, 박탈감, 분노와 맞닿아 있었기 때문에 확산된 것이라고 봐야 합니다. “사람이 어떻게 국민의힘을 찍느냐.” “20∼30대가 극우화됐다.” 이런 표현은 가치 중심으로 판단하는 기존 지지층에게는 맞는 말처럼 들릴 수 있습니다. 하지만 정말 20∼30대가 가치 자체가 극우화되어서 민주당을 떠난 것인지에 대해서는 저는 생각이 다릅니다. 20∼30대에게도 민주주의라는 가치는 중요합니다. 다만 그들에게 더 먼저, 더 직접적으로 다가오는 문제가 있습니다. 공정한 경쟁, 먹고사는 문제, 주거 문제, 자산 격차, 미래에 대한 불안입니다. 특히 지금의 젊은 세대에게 민주당은 더 이상 약자의 편에 선 비주류 정당으로만 보이지 않습니다. 문재인 당대표 시절 국회 내 최다 의석을 확보한 이후, 그리고 문재인 정부를 거치면서 민주당은 이미 시대의 주류를 대변하는 정당이 되었습니다. 그렇다면 젊은 세대는 민주당을 기득권과 분리해서 보지 않습니다. 오히려 지금의 주류, 지금의 책임 있는 세력으로 봅니다. 그런데 주류 정당이 자신들의 삶의 문제를 해결해주지 못한다고 느낀다면, 반대편이 아무리 불완전하고 때로는 잘못된 가치를 내세운다 하더라도 일부 유권자는 그쪽으로 움직일 수 있습니다. 그것이 꼭 그들이 극우가 되었기 때문만은 아닙니다. 때로는 “지금 주류에 반대하는 목소리를 낼 수 있는 쪽”을 선택하는 것입니다. 이 점에서 가장 뼈아픈 것은 부동산 정책이라고 생각합니다. 문재인 정부에서 가장 아팠던 지점도 부동산이었고, 현재 이재명 정부 역시 이 문제만큼은 가장 조심해야 한다고 봅니다. 주거 문제는 단순한 정책 의제가 아닙니다. 청년에게는 결혼, 출산, 자산 형성, 계층 이동 가능성과 직결된 실존의 문제입니다. 그런데 이 문제에 대해 민주당이 “우리는 틀리지 않았다”는 태도를 보이면 매우 위험합니다. 저는 민주당이 반드시 경계해야 할 태도가 바로 이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우리는 옳다.” “우리는 틀리지 않았다.” “유권자들이 잘 몰라서 그렇다.” 정책에서 정말 중요한 것은 처음부터 틀리지 않는 것이 아니라, 틀렸을 때 빠르게 인정하고 수정할 수 있느냐입니다. 저는 이재명 정부에 바로 그 점을 기대했습니다. 민주당이 기존의 관성에서 벗어나 현실을 보고, 잘못된 정책은 빠르게 고칠 수 있기를 기대했습니다. 물론 자본시장 활성화 정책처럼 긍정적으로 평가할 부분도 있다고 봅니다. 하지만 최근의 초과이익 논란, 그리고 특히 부동산 정책을 보면 여전히 걱정이 큽니다. 정책의 의도가 좋았는지보다 중요한 것은 국민이 실제로 어떻게 체감하느냐입니다. 특히 주거 문제는 통계상 선방했다는 말만으로 설득되기 어렵습니다. 또 하나 걱정되는 것은 민주당과 지지층이 불편한 신호를 받아들이는 방식입니다. 조국 전 장관을 둘러싼 평가, 이른바 “문조털래유” 같은 내부 비판적 표현에 대한 반응, 김민석 총리 관련 논란, 정청래 당대표에 대한 평가 등을 보면서 제가 걱정하는 것은 개별 사안 하나하나의 시시비비만은 아닙니다. 더 큰 문제는 민주당과 지지층이 문제 제기를 “우리가 무엇을 놓치고 있는가”의 신호로 보기보다, “누가 우리 편을 흔드는가”의 문제로 받아들이는 것처럼 보인다는 점입니다. 물론 각 사안의 사실관계와 정치적 맥락은 다를 수 있습니다. 하지만 중요한 것은 불편한 질문이 나왔을 때 민주당과 주류 지지층이 그것을 토론과 수정의 계기로 삼는가, 아니면 진영을 흔드는 공격으로만 처리하는가입니다. 저는 후자의 태도가 반복될수록 민주당은 더 삶의 언어에서 멀어지고, 가치의 언어와 진영의 언어 안에 갇히게 된다고 봅니다. 이 문제의식은 정책뿐 아니라 인물을 바라보는 방식에서도 똑같이 적용된다고 생각합니다. 누가 100% 옳고, 누가 100% 그르다는 이야기를 하고 싶은 것이 아닙니다. 각자 그 시점에 분명한 역할이 있었고, 공도 있었다고 봅니다. 다만 사람은 그때그때 상황에 맞춰 다시 봐야 하지 않나 싶습니다. 어떤 시점에는 맞았던 모습이, 다른 시점에는 부담이 될 수도 있기 때문입니다. 그런 점에서 최근 몇몇 인물들을 보며 드는 생각을 정리해봅니다. --- ### 정청래 정청래 대표가 민주당에 불필요한 인물이라는 뜻은 아닙니다. 오히려 어려운 시기 법사위원장으로서 보여준 모습은 분명 속 시원했고, 그 시점에 필요한 역할을 잘 수행했다고 봅니다. 당대표 당선 이후 1인 1표제를 추진해 당원주권주의를 끌어올린 부분도 긍정적으로 볼 수 있습니다. 하지만 법사위원장의 전투력과 수권정당 당대표의 확장성은 다릅니다. 정권 초 개혁법안의 빠른 통과를 말하면서도 실제로는 속도와 전략에서 아쉬움을 보였고, 코스피 5000이라는 중요한 상징적 시점에 기존에 충분히 논의되지 않았던 합당 논란이 불거진 점, 지방선거 전략 부재, 하정우 차출 논란, 김용남 공천 문제 등은 충분히 비판받을 수 있다고 봅니다. 하정우 수석 차출 논란도 비슷한 맥락에서 봅니다. AI를 국가적 핵심 의제로 내세우는 정부라면, 그 분야를 상징하고 이끌 인력을 어떻게 활용하는지도 하나의 메시지입니다. 그런데 AI 수석을 내려놓고 부산 지역구 선거에 차출했다가 결과적으로 낙선했다면, 유권자 입장에서는 이런 의문을 가질 수 있습니다. 정말 AI를 국가 전략으로 보고 있는가. 아니면 미래 전략을 상징하는 인력마저 선거용 카드로 쓰는가. 이 문제 역시 단순히 “어떻게 한동훈을 찍느냐”로 넘길 일이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AI를 핵심 미래 전략으로 내세우는 정부와 정당이라면, 왜 그 분야의 핵심 인력을 정치적 선거 카드로 소모했는지, 그 판단은 정말 전략적이었는지, 결과에 대해 지도부가 책임 있게 평가하고 있는지 질문할 수 있어야 합니다. 공소취소 모임 같은 움직임도 매우 우려스럽습니다. 이재명 대통령을 지지한다고 하더라도, 그런 움직임이 중도층에 어떻게 보일지는 뻔합니다. 검찰의 문제는 검찰개혁과 제도개혁, 구체적 조사와 절차를 통해 풀어가야 합니다. 정권 재창출과 국정 운영이 제1의 목표라면, 굳이 지지층 내부 결집용으로 보일 수 있는 의제를 가시화해 대통령에 대한 비토 정서를 키울 이유가 없습니다. 이런 부분을 당대표가 당연히 먼저 알고 정리해야 한다고 봅니다. 무엇보다 수권정당의 당대표라면 국민 전체를 대상으로 말해야 합니다. 조선일보와는 인터뷰하지 않겠다는 식의 태도, 특정 지지층 커뮤니티만 바라보는 듯한 모습은 야당 법사위원장이나 야당 대표로서는 통할 수 있을지 몰라도, 집권을 책임지는 수권정당의 당대표상으로는 의문이 듭니다. 정청래 대표는 민주당에 필요한 인물입니다. 전투력도 있고, 지지층을 결집시키는 힘도 있습니다. 다만 당대표라면 지지층을 시원하게 하는 것 이상으로, 민주당 바깥의 사람들을 설득하는 모습도 필요하다고 봅니다. 지금의 행보가 너무 코어 지지층 안쪽으로만 향하고 있는 것은 아닌지, 그 점을 짚어볼 필요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 ### 김민석 김민석 총리는 내란 국면에서 가장 스마트해 보였던 이재명의 핵심 부관 중 한 명이었습니다. 총리로서도 일정한 안정감이 있었고, APEC을 성공적으로 치러낸 점은 평가받을 만하다고 봅니다. 대통령이 힘을 실어주는 ‘내치의 중심’ 역할도 어느 정도 해냈다고 생각합니다. 다만 초반 논란들은 분명 아쉬웠습니다. 임기 초 텔레그램 대화 노출은 좋지 않았습니다. 내용 자체의 옳고 그름보다도, 너무 빨리 다음 당권을 보는 듯한 인상을 줬습니다. 조국혁신당과의 합당 문제, 당명과 지분 문제에 대해 전략적 문제의식을 가질 수는 있습니다. 하지만 총리라는 위치에서 그런 논의가 노출되면 당내 권력구도에 너무 깊이 관여하는 것처럼 보일 수밖에 없습니다. 강득구 의원의 페이스북 논란도 비슷하게 봅니다. 그것을 대통령 대 김민석의 충돌로 단정할 일은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오히려 합당 시점과 방식에 대한 당내 전략 차이 속에서, 대통령 뜻과 총리 입장이 각각 정치적 자원처럼 호출된 사건에 가깝다고 봅니다. 문제는 실제 충돌이 있었느냐보다, 그런 식으로 보였다는 점입니다. 수권정당이라면 대통령실, 총리, 당 지도부의 경계를 훨씬 더 깔끔하게 관리했어야 합니다. 또 정치인이 SNS에서 불필요한 오해를 사는 모습도 가볍게 보일 수 있습니다. ‘좋아요’ 하나도 정치적 메시지로 읽히는 자리라면, 그런 부분에서는 훨씬 더 신중해야 한다고 봅니다. 검찰개혁안이 후퇴한 것처럼 보인 점도 아쉽습니다. 현실적 조율이 필요했을 수는 있습니다. 하지만 그랬다면 지지층이 납득할 설명도 함께 있었어야 합니다. 개혁을 지지했던 사람들에게 “왜 이 선택이 불가피했는지”, “앞으로 어떻게 보완할 것인지”를 충분히 설명하지 못한 점은 분명 아쉬운 대목입니다. 그런 면에서 김민석 총리를 볼 때 흐린 눈을 뜨게 되는 지점이 있습니다. 그럼에도 그 전에 보여준 능력과 성과는 유효하다고 생각합니다. 코어 지지층의 신뢰를 더 얻어야 할 부분도 있지만, 현재 대통령이 가장 신뢰하고 힘을 실어주는 인물 중 하나라는 점도 분명합니다. 특히, 가장 최근만 봐도, 임기 마지막날 시위대와 대화 하며 보이는 모습은 그의 정무적 감각 수준이 최상급임을 보여주죠. 그래서 김민석은 “싫다”, “못 믿겠다”로만 볼 인물은 아니라고 봅니다. 그렇다고 “김민석이기에 무조건 지지한다”는 입장도 아닙니다. 현재 당 운영에 대한 불만이 큰 상황에서, 수권 가능한 정치인 중 하나로서 현재 사실상 민주당 리더십의 유일한 대안으로 대두되는 인물이기에 김민석 총리가 새로운 리더십을 보여줄 수 있는지 지켜보고 싶은 입장입니다. 민주당의 가치만이 아니라, 정부가 내세우는 중도실용 노선과도 발맞출 수 있는 리더십이 필요하다고 봅니다. 다만 김민석 총리와 가까워 보이는 일부 의원들이 1인 1표제에 부정적인 태도를 보인다면 그것은 문제라고 봅니다. 1인 1표제는 이제 돌이킬 수도 없고, 돌이켜서도 안 되는 방향입니다. 그렇다면 더 많은 당원의 마음을 살 수 있는 문제 인식과 대안 제시로 경쟁해야 합니다. 계파 탓, 팬덤 탓만 할 일이 아닙니다. 김민석 총리가 정말 다음 리더십을 고민한다면, “찐명” 경쟁이나 계파 구도 속에서 해석될 것이 아니라, 정부가 내세운 중도실용 노선과 민주당의 가치를 어떻게 연결할 것인지 보여줘야 한다고 봅니다. --- ### 조국 과거의 논란은 차치하고, 정치무대 데뷔 이후를 보면, 지난 총선까지는 나름의 정치적 가치가 있는 인물이었습니다. “검란의 희생자가 복수를 위해 돌아왔다”는 서사로 파란을 일으킨 것도 사실입니다. 하지만 그 이후, 대법원 판결 이후 형을 모두 이행하기도 전에 당 차원에서 사면을 요구하고, 사면을 받아낸 방식은 정무적으로 매우 아쉬웠습니다. 정말 정치를 길게 하려 했다면, 형은 모두 이행하고 피선거권 제한에 대한 사면복권만 요구하는 방식이 더 나았다고 봅니다. 형을 다 마치기도 전에 정치권이 사면을 요구하는 것은 유권자에게 전혀 다르게 보일 수 있습니다. 이번 지방선거에서도 사즉생 생즉사의 선택을 하려 했다면, 차라리 부산 북구갑을 선택했어야 하지 않았나 싶습니다. 명분도, 그림도, 선거 구도도 더 선명했을 수 있습니다. 반면 결과적으로 안전해 보이는 선택을 했고, 토론회에서 드러난 출퇴근 이슈 등은 정무적 감각의 부족을 보여줬다고 봅니다. 성비위 사건 관련 대응도 아쉬웠습니다. “당시 당대표가 아니었다”, “비당원 신분이었다”는 해명은 법적으로 맞는 말일 수 있습니다. 하지만 정치적으로 기대했던 답은 아니었습니다. 정치인은 법적 책임만으로 평가받는 사람이 아니라, 자신이 만든 정치적 공동체에 대해 어떤 책임감을 보이는가로도 평가받습니다. 조국 이라는 정치인이 제 3지대에서 역할을 할 것인가? 라는 기대가 없었던 것은 아닙니다. 오히려 지난 총선 이후 모습에 기대가 있었기 때문에 더 실망이 큽니다. 조국 전 장관은 지난 총선까지는 분명한 정치적 효용이 있었지만, 최근 행보를 보면 앞으로 더 큰 역할을 맡기기에는 부담이 커졌다고 봅니다. 총선 때 기대했던 “나를 걸고 돌진한다”는 돈키호테적 서사는 매력적이었습니다. 하지만 이제는 정무 판단의 부족함이 반복되면서, 정치적 소임을 다한 것은 아닌가 하는 생각도 듭니다. --- ### 유시민 유시민 작가에 대해서는 조금 다르게 봅니다. 그는 기본적으로 민주진보진영의 파이가 커지길 바라는 외부인에 가깝다고 생각합니다. “문조털래유”로 묶여 비판받고 있지만, 제 생각에는 그것이 꼭 조국이어야 했기 때문이라기보다, 민주진보진영에서 나온 후보가 당선되어야 한다는 판단이 더 컸던 것 같습니다. 조국이 아니라 다른 사람이었어도 유시민은 비슷하게 행동했을 가능성이 높다고 봅니다. 다만 조국 전 장관에 대한 비판적 여론과 맞물리면서 함께 비판받게 된 측면이 있습니다. 그런 면에서 유시민 작가는 다른 인물들과 묶여 멸칭으로 불리기에는 억울한 면도 있어 보입니다. 오히려 유시민 작가가 공소취소 모임 같은 움직임을 비판하는 것은, 당내 일부 의원들의 움직임과는 분명히 다른 지점입니다. 저는 그런 문제 제기가 민주당 안팎에서 더 자유롭게 나와야 한다고 봅니다. 다만 그 역시 이제는 진영을 지키는 언어를 넘어, 외연을 넓히는 언어를 더 고민해야 할 시점이라고 생각합니다. --- ### 김어준과 주요 스피커들 김어준을 비롯한 민주진보 진영의 주요 스피커들이 지난 10∼15년 동안 해온 역할은 작지 않습니다. 보수 언론 지형 속에서 지지층이 버틸 수 있는 논리와 해석을 제공해왔고, 그들 덕분에 지지층은 범민주 세력에 대한 지지를 지속할 수 있었던 부분이 있습니다. 특히 야당 시절에는 그런 언어가 필요했습니다. 버티는 언어, 지키는 언어, 상대의 공격에 대응하는 언어가 필요했습니다. 문제는 내란 이후, 그리고 민주당이 다시 집권 세력이 된 지금도 과거와 같은 방식의 진영 중심 판단이 계속 도움이 되느냐입니다. 야당일 때는 “우리가 틀리지 않았다”는 언어가 지지층을 지키는 데 도움이 될 수 있습니다. 하지만 집권 이후에는 “그래서 무엇을 해결했나”가 더 중요해집니다. 정치는 결국 국민의 삶을 바꾸는 일이어야 하고, 집권 세력은 더 넓은 국민을 상대로 말해야 합니다. 김어준 같은 빅 스피커들은 오랫동안 지지자들에게 일종의 “논리적 반박 무기”를 제공해왔습니다. 문제는 그것이 어느 순간 “우리는 틀리지 않았다”는 논리 제공으로 굳어졌다는 점입니다. 문재인 대통령 이후 정권 재창출에 실패한 이유 중 하나도, 저는 이런 구조와 무관하지 않다고 봅니다. 강성 지지층 안에는 노무현 대통령을 지키지 못했다는 트라우마가 있습니다. 그래서 “이제는 비판적 지지가 아니라 우리가 지킨다”는 정서가 강해졌습니다. 하지만 그 결과 지지층 내부의 비판마저 사실상 불가능해졌다면, 그것은 민주당을 건강하게 만드는 방식이 아닙니다. 민주당이 하는 모든 행위가 항상 옳은 것은 아닙니다. 적합하지 않고, 중도층에게 와닿지 않는다면 노선도 수정해야 합니다. 저는 그래서 이재명 정부가 말하는 중도 확장과 실용주의에 공감합니다. 문재인 대통령에 투표했고, 코로나 시기를 잘 넘긴 것은 분명 대단한 성과였다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임기 후반 가장 큰 불만은 이것이었습니다. 비판받을 각오를 하면서도 필요한 정책을 수행했는가. 부동산 정책에서 “우리는 틀리지 않았다”는 태도에 갇힌 것은 아닌가. 저는 이재명 정부에서도 특히 부동산 문제만큼은 이 부분이 반복될까 봐 걱정됩니다. 특히 민주당을 선택하지 않은 2030이나 중도층을 하나의 덩어리로 묶어 “너희가 틀렸다”고만 말한다면, 앞으로 중도층에 닿는 언어가 성립하기 어렵습니다. 선거 결과를 보고 “어떻게 확장할 것인가”를 묻지 않고, “왜 우리를 안 찍었느냐”고만 묻는다면 답은 나오지 않습니다. 이제는 지키는 언어만이 아니라, 넓히는 언어가 필요합니다. --- 우리나라 선거 제도와 구도를 보면, 전국 단위에서 수권 가능한 최소 기준을 갖춘 정당은 사실상 민주당과 국민의힘뿐입니다. 그렇다면 스윙보터 입장에서 민주당이 마음에 들지 않을 때, 그 불만을 투표로 표현하는 방법은 결국 다른 당을 찍는 것밖에 없습니다. 그때 “사람이 어떻게 국민의힘을 찍느냐”고 말해봐야 설득이 되지 않습니다. 오히려 그렇게 말할수록 민주당은 유권자의 삶에서 더 멀어집니다. 지금 당 안팎에서는 누가 찐명이냐, 누가 반명이냐, 누가 어느 계파냐를 두고 해석이 과열되고 있습니다. 하지만 결국 중요한 것은 콘텐츠입니다. 비전입니다. 문제를 인식하고 해결할 능력입니다. 민주당 혁신위원으로 참여했던 서복경 교수가 2023년에 이런 취지의 말을 한 적이 있습니다. “콘텐츠로 경쟁할 능력과 상황이 안 되니 계파 탓, 팬덤 탓을 하고 있다.” “계파는 해체하자고 해서 없어지지 않는다. 계파 없앨 생각 말고 비전을 놓고 싸워라. 당 비전이 무엇인지를 내놓고 싸워서 전당대회에서 평가를 받아라.” 저는 이 말이 지금 민주당 정치인들뿐 아니라 지지층에게도 꼭 필요한 말이라고 생각합니다. 핵심 지지층은 분명 정당의 중요한 기반입니다. 하지만 선거는 코어 지지층만으로 이길 수 없습니다. 우리가 옳다고 믿는 정책을 실제로 펼치기 위해서라도 결국 선거를 통해 권력을 얻어야 합니다. 그러려면 이미 우리 편인 사람들만 바라볼 것이 아니라, 민주당을 떠난 사람들, 망설이는 사람들, 아직 설득되지 않은 사람들에게도 닿는 언어가 필요합니다. 저는 민주당이 가치의 정당이어서는 안 된다고 말하는 것이 아닙니다. 민주주의, 인권, 다양성, 평등, 사회적 약자 보호는 여전히 중요합니다. 다만 그 가치가 국민의 삶과 연결되지 못하면, 유권자에게는 공허하게 들릴 수 있습니다. 가치를 버리자는 것이 아닙니다. 그 가치를 다시 삶의 문제와 연결하자는 것입니다. 지금 필요한 것은 “우리가 옳은데 왜 몰라주느냐”가 아닙니다. “왜 사람들이 우리 말을 더 이상 자기 삶의 언어로 듣지 못하는가.” 이 질문을 해야 합니다. 2030을 가르치려 하거나, 꾸짖으려 하거나, 극우화됐다고 단정하는 방식으로는 이 문제를 풀 수 없습니다. 왜 그들이 민주당을 더 이상 자신의 편으로 느끼지 못하는지, 왜 공정과 주거와 미래 불안의 언어를 민주당이 빼앗겼는지, 그 질문부터 다시 해야 합니다. 문제를 해결하는 첫 번째 방법은 문제가 있다는 사실을 인정하는 것입니다. 이번 선거 결과를 두고 “패배다”, “패배가 아니다”라는 말부터 갈리는 상황 자체가 저는 우려스럽습니다. 중요한 것은 명칭이 아닙니다. 왜 이런 결과가 나왔는지, 우리가 무엇을 놓쳤는지, 어디에서 유권자의 삶과 멀어졌는지를 통렬하게 돌아보는 일입니다. 누구는 절대 안 된다, 누구는 무조건 지지한다는 식의 태도로는 답을 찾기 어렵습니다. 정치인은 언제나 현 시점에 드러난 문제와 그에 대한 책임, 그리고 앞으로 보여줄 방향을 기준으로 평가해야 합니다. 모든 선택이 옳거나 모든 선택이 그른 정치인은 없습니다. 사안별로 판단하고, 그 판단의 누적 속에서 신뢰할 것인지 결정해야 합니다. 김민석도, 정청래도, 조국도, 유시민도, 김어준도 각자의 시점에 분명한 역할이 있었습니다. 공도 있었습니다. 그들이 없었다면 민주진보 진영이 여기까지 오는 데 어려움이 있었을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공이 있었다는 이유만으로 지금의 모든 선택이 옳아지는 것은 아닙니다. 반대로 지금 아쉽다는 이유만으로 과거의 역할까지 모두 부정할 필요도 없습니다. 어떤 시점에는 맞았던 모습이 다른 시점에는 부담이 될 수 있습니다. 어떤 역할에는 잘 맞았던 사람이 다음 역할에는 다르게 평가되어야 할 수 있습니다. 그래서 누가 무조건 옳고, 누가 무조건 그르다기보다, 시점별로, 역할별로 잘 맞는 모습이 따로 있는 것 아닐까 싶습니다. 그리고 그런 판단은 민주당뿐 아니라 지지층도 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우리 편이라는 이유만으로 감싸거나, 반대로 한 번 싫어진 사람은 무조건 깎아내리는 식으로 가면 결국 우리도 진영논리 안에 갇히게 됩니다. 정치인을 평가할 때 가장 중요한 기준은 결국 이것이어야 하지 않을까요. 지금 이 시점에, 지금 맡은 역할을 잘하고 있는가. 저는 오래 민주당을 지지해온 사람으로서, 민주당이 다시 삶의 언어를 회복하길 바랍니다. 민주당의 가치를 버리지 않되, 그 가치가 세대를 아우르고, 성별을 아우르며, 국민의 먹고사는 문제, 지방소멸 문제, 주거 문제, 교육 문제, 공정의 문제, 미래 불안의 문제와 다시 연결되기를 바랍니다. 지금 민주당에 필요한 것은 더 강한 진영의 언어가 아니라, 더 나에게 와닿는 삶의 언어라고 생각합니다.

출처

  • 클리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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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4. 24페이블5 LLM 사보타주 기능 제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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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5. 25여기 게임 운영잘알 있냐? 패작하면 어떻게 되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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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38. 38사창가 출신 앵무새.jp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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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41. 41손가락 절단사고 두달 만에…SPC 계열사 공장서 또 안전사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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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42. 42유게하면서 가장 충격적인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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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43. 43어떡하지.. 라멘집 사장님 프라이드를 긁은거 같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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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44. 44블루아카) 슬랜더의 정석 이오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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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45. 45잠실 투표용지 보관 상자 선관위가 폐기… 법원, 의혹 규명할 핵심 증거 보전 못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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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50. 50림버스) 음. 이번에도 집어 삼키면 되는 것입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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