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카노 가즈아키는 영리한 설계자입니다. 단편집 '죽은 자에게 입이 있다'에서 증명한 복합 장르 조율 능력과 '그레이브 디거'에서 보여준 생생한 시각적 액션 활극의 노하우는 그의 집대성인 '제노사이드'에서 정점에 달한 것처럼 보입니다. 작가는 아프리카 콩고의 밀림(조너선 예거)과 일본의 비밀 실험실(고가 겐토)이라는 극단적인 두 공간을 교차시키며, 인류 멸망의 보고서인 ‘하이즈먼 리포트’의 다섯 번째 항목—‘신인류의 탄생’—을 향해 거침없이 질주합니다.
그러나 이 소설을 덮고 난 뒤 찾아오는 미묘한 찜찜함, 서사의 한 축이 무너져 내리는 듯한 불협화음은 어디에서 오는 것일까요? 그것은 작가가 설정한 ‘압도적 초지능(신인류)’이라는 과학적 전제와, 이를 해결하는 열쇠로 제시된 ‘정(情)과 연민’이라는 인간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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